외국인이 나흘째 매수우위를 보였다.

2일 증권거래소 시장에서 외국인은 9백13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4일 연속 "사자"편에 선 것은 오랜만의 일이다.

절대 매매규모가 크지 않아 아직은 "입질"수준으로 치부된다.

그러나 반도체 주식을 무더기로 내다 팔며 "셀 코리아(Sell Korea)"라는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던 2개월 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외국인이 다시 매수주체로 나서면서 종합주가지수도 3일 연속 상승,550선을 가볍게 회복했다.

과연 외국인이 되돌아오고 있는 것일까.


◆왜 사나=외국인의 매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미국증시와 국내 증시 주변여건이다.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던 두가지 변수에 최근들어 빛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우선 급락세를 반복하던 미국증시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미국증시를 수렁으로 몰고 갔던 주요기업들의 실적발표가 마무리 단계다.

또 10월말 결산을 앞두고 첨단기술주를 집중 매도했던 미국내 뮤추얼펀드의 매물도 일단락되고 있다.

미국증시가 전통적으로 11월이후 강세를 보여 왔다는 점도 호재다.

펀드의 환매압력에서 벗어난 외국인이 다시금 국내 증시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현대증권 한동욱 선임연구원은 "최근 3∼4개월 동안 전세계 증시가 동반침체의 길을 걸어왔다"며 "과매도 상태임을 자각한 기술적 반등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증시가 안정을 찾으면서 ''낙폭과대''란 가격메리트가 부각되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증시 주변 여건도 개선되고 있다.

특히 구조조정이 급피치를 올리고 있다.

노무라증권 주환 이사는 "정부의 강력한 구조조정 의지가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안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주 이사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가고 있는 수출 실적도 국가의 펀더멘털측면에선 호재라고 설명했다.

국내외 여건이 외국인을 끌어들일 만하다는 것이다.

◆관심종목=외국인은 낙폭이 지나쳤던 옐로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주택은행,신한은행,삼성증권 등 금융주와 현대차,기아차,포항제철,신세계,태평양 등이 대표적이다.

이날도 국민은행(1백14만주)과 현대차(84만주) 등을 무더기로 사들였다.

이들은 실적이 좋은데도 빛을 보지 못한 ''굴뚝주''면서 ''경기방어주''의 성격이 강한 종목이다.

미국에서도 경기 경착륙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굴뚝주''가 시세를 내고 있다.

엥도수에즈WI카증권의 김기태 이사는 "반도체나 통신주는 보유비중이 아직도 높다"며 "저가메리트가 부각되는 대형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계속 살까=아직 방향을 분명히 튼 것은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WI카증권의 김 이사는 "하루에 1천5백억원 어치 이상을 사야 본격적인 매수로 볼 수 있다"며 "지금은 과매도 상태에서 탈출하려는 국면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노무라증권 주 이사는 "미국증시가 본궤도에 재진입하면 글로벌펀드가 동남아지역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공산이 크다"며 "미국증시의 동향이 첫번째 체크포인트"라고 말했다.

기업 퇴출 이후의 금융시장 안정여부도 외국인의 매매에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투신의 외자유치나 대우차의 해외매각 등은 여전한 관심사다.

남궁덕 기자 nkduk@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