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설 증권거래소격인 장외 전자거래시장(ATS)을 내년 4월부터 허용키로 한 것은 투자자들에게 ''투자의 기회''를 넓혀준다는 의미가 있다.

미국의 ECN(전자증권거래네트워크)처럼 별도의 거래소 시장 형태는 아니지만 24시간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투자자의 매매패턴 변화와 관련업계의 본격적인 경쟁도 예상된다.

◆24시간 거래 가능해진다=재정경제부는 ATS(Alternative Trading System:대체거래시스템)의 개장시간을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증권시장의 장종료후부터 다음날 개장전까지로 제한했다.

거래소와 코스닥 등 양대 시장체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24시간 거래가 가능하도록 사설 거래시스템을 허용한 것이다.

대상종목을 상장종목과 코스닥등록종목으로 제한했고 장종료시의 종가로만 거래하도록 했지만 단일가격 거래만으로도 투자의 매력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 관계자는 "장종료후 종목의 주가에 영향을 미칠만한 재료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어 단일가격 거래라도 매수 매도를 통한 투자메리트는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관투자가의 경우 장부가 현실화를 위한 자전거래를 ATS를 통해 함으로써 장중 시세에 미치는 영향을 없앨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현재 대부분 자전거래가 시간외 매매를 이용하고 있으나 ATS가 도입되면 시간제약을 받지 않고 언제든지 자전거래가 가능해 진다.

◆결제시스템은 어떻게 되나=인터넷 등 ATS를 운영하는 중개회사는 금융감독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금감위는 결제불이행 위험을 없애기 위해 △중개회사가 일정한 자본력을 갖추도록 하고 △개인투자자의 경우 위탁 증거금률을 1백%로 하며 △기관투자가의 경우에도 실제로 결제할 수 있는 현금이나 주식을 갖고 있는 지 여부를 확인하도록 할 계획이다.

금감위 관계자는 "장중에 사들인 주식을 ATS를 통해 팔 수도 있지만 중개회사가 주식 실물의 거래를 최소화시키면 별도의 주식예탁기능은 필요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미치는 영향=정부가 도입하려는 정도의 ATS는 단일가격으로 거래된다는 점에서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의 보완적인 역할을 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4시간 매매가 가능하다는 이점 때문에 증권회사는 물론 인터넷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특히 미국의 ECN처럼 거래가격에 제한이 없어진다면 증권거래소및 코스닥 시장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몇몇 증권사는 ATS를 자회사로 만들어 고객에게 24시간 매매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이미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재경부 관계자는 "ATS를 운영하겠다며 3∼4개 업체가 직접 문의를 해 왔다"며 "증권사와 인터넷업체를 중심으로 ATS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