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은 올해 증시에서 창사이래 최대 수모를 당했다.

연초 4만1천원이었던 주가가 지난달 17일엔 9천9백원까지 추락하며 1만원선도 무너졌기 때문이다.

주된 원인은 "한국 기업의 고질병 중 하나인 불투명한 기업지배구조 문제에서 LG화학도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증권업계는 지적하고 있다.

지난 4월 초 대주주와의 내부거래가 투명치 못한 경영으로 비쳐지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집중 매도공세를 받았다.

게다가 지난달 회사를 지주회사(생명공학 사업 포함),화학,생활건강 등 3개 부문으로 분할키로 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LG화학은 최근 화려하게 재기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9천9백원으로 바닥을 친 뒤 상승세로 전환한 것.1일에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17일 이후 이날(1만2천8백50원)까지의 주가 상승률은 29%.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5%)을 훨씬 웃돈다.

증권업계는 주가상승의 원인을 크게 세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우선 낙폭과대.최준용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과 기관들의 매물이 거의 일단락된 데다 다른 대형주에 비해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는 점이 강한 반등세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SG증권은 최근 PER(주가수익비율)를 기준으로 한국증시에서 가장 저평가된 기업으로 LG화학을 꼽았다.

올해 예상실적을 기준으로 한 PER는 3배이며 실적개선이 내년에도 지속돼 2001년 PER는 2.5배로 더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대우증권은 올해 매출이 전년보다 19%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5%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둘째 퀴놀론계 항생제 ''Factive''의 미국 FDA(식품의약청) 제조승인이 임박했다는 점.회사측은 "늦어도 올해 말까지 FDA의 제조승인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승인이 나오는 즉시 항생제를 상품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널리스트들은 LG화학이 기술수출을 한 스미스클라인비첨사로부터 매출의 9%를 로열티로 받게 되며 독점권리가 보장되는 2015년까지 예상 이익을 현가로 할인할 경우 7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셋째 기업분할이 주주들에게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메리츠증권의 최 연구위원은 "기업분할이 일반 주주에게 있어서는 마이너스 요인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LG화학측은 "화학과 생활건강으로 분리될 새 회사의 정관에 타기업 출자를 금지하는 내용을 마련해 주주이익이 다른 계열사로 빠져나가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