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인 충격은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론 호재다''

기업 구조조정이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동아건설의 사실상 퇴출이 결정된데 이어 현대건설도 1차부도를 냈다.

오는 3일 발표 예정인 퇴출기업수도 당초 예상(10여개)보다 크게 늘어난 50여개에 달할 전망이다.

가속도가 붙고 있는 기업구조조정에 대해 증시에서는 중장기적 호재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한국시장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기미가 역력한 외국인을 붙잡아 둘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정부의 강력한 구조조정 추진을 전제로 11월 주가가 오랜만에 반등다운 반등을 시도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현대건설이 ''최악''의 수순을 밟을 경우 파장은 상당히 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당장 대손 충당금 부담이 늘어나는 은행주와 현대건설의 영향권안에 있는 건설주는 물론이거니와 다른 종목도 간접적인 영향권 안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정부와 채권단의 의도대로 회사측의 차원높은 자구노력이 동원되면 증시는 오랜만에 ''악재탈출''에 성공할 전망이다.

◆중장기적 호재=강도 높은 기업구조조정은 증시에 중장기적 호재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이유는 크게 세가지다.

"증시의 잠재적 불안요인을 도려내는 계기가 되는데다 대외신인도를 제고시켜 외국인투자를 이끌어 낼수 있고,자금시장 경색현상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이다.

이같은 기대감은 31일 증시에서 확연히 나타났다.

종합주가지수는 동아건설 퇴출과 현대건설 1차부도 쇼크를 극복하고 1.93% 상승했다.

외국인도 소폭이긴 하지만 전날에 이어 순매수를 이어갔다.

이런 식이라면 "기대하지 않았던 동아건설이라는 ''대어''가 퇴출기업에 포함됨으로써 증시는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것(강신우 템플턴투신운용 상무)"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현대건설 처리가 관건=동아건설의 퇴출은 시장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다르다.

만일 현대와 채권단이 합의에 실패,현대건설이 퇴출될 경우 파장은 상당할 것이 분명하다.

"대손충당금 적립부담이 늘어날 은행주와 건설주는 물론 현대전자 현대상선등이 포함된 업종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종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이기 때문이다.

증시에서는 따라서 현대건설의 경영권을 채권단이 인수하는 방법을 써서라도 현대건설을 살리는 쪽으로 결론을 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해외건설 비중이 40%에 달해 대외신인도 추락이 우려되는데다 국가경제 전체가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에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하든지,정주영 명예회장 일가의 한 차원높은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하든지 간에 현대건설은 살려야 한다(한태욱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위원)"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만일 현대건설 처리가 바람직하게 된다면 퇴출기업수 증가 등은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월은 상승계기 잡을 전망=이같은 추세로 기업구조조정이 진행될 경우 11월은 지지부진한 장세에서 탈피할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더욱이 미국증시도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일 조짐이어서 주가의 하방경직성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일단 480선에서 바닥을 확인한 것 같으며 구조조정이 원활히 추진될 경우 11월 주가는 600선까지는 오를수 있을 것(장인환 사장)"이라든가,"상승폭이 제한적이긴 하지만 상승 모멘텀을 마련할 것(강신우 상무)"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