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금융주의 달인가''

금융주가 모처럼 포효했다.

30일 은행업종지수는 전날보다 5.34%나 뛰어 올랐다.

종합주가지수가 2.05%하락한 가운데 나온 상승이어서 더욱 돋보였다.

은행주의 상승에 자극받은 증권 보험주도 덩달아 상승,각각 0.05%와 0.71% 올랐다.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이 증시에 뚜렷한 주도주가 없는 상황에서 금융주,특히 은행주는 11월 증시의 방향타 역할을 할 것으로 조심스레 보고 있다.

은행합병을 비롯 은행구조조정이 구체화되는데다 퇴출기업명단도 확정돼 구조조정의 물살이 어느 때보다 빨라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사그라들면서 금융주가 상대적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국내증시에서 외국인도 우량은행주를 중심으로 금융주를 사들이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런 전망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은행주의 상승세를 장담하기엔 아직 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다.

퇴출기업으로 인한 추가부담과 공적자금 투입규모및 감자(자본금감축)여부,은행간 합병의 결과 등이 아직 예측불허인 만큼 리스크(위험)는 여전히 큰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구조조정 기대감=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지난 29일 은행및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대체적인 일정을 밝혔다.

오는 11월3일께 조흥 한빛 외환 등 6개 은행에 대한 경영평가결과를 발표하고 퇴출기업명단도 확정한다는 것이 골자다.

또 한미 하나은행을 염두에 둔듯 다음주께 우량은행간 합병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만일 이 위원장의 스케줄이 현실화된다면 제2차 은행및 기업구조조정이 동시에 가시화된다.

이런 기대감이 작용,이날 은행주를 필두로 금융주가 강세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공적자금투입이 확실시되는 한빛 광주 제주 평화(코스닥등록)은행과 조건부 독자생존 결정이 날 것으로 예상되는 외환은행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구경회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말로만 돌던 구조조정이 임박하자 이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은행주가 상승했다"며 "특히 우량은행 합병까지 예고된 상황이라 매수세가 대거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금융주 강세=미국증시에서 금융주가 강세를 보이는 것도 국내 금융주강세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3.4분기 미국 GDP(국내총생산)성장률은 2.7%에 그쳤다.

당초 예상보다 낮은 수준이다.

성장률이 이처럼 낮아짐에 따라 물가상승 우려는 상당히 가셨다.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도 희박해졌다.

일부에서는 지나친 경기침체를 억제하기 위해 FRB가 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전망에 힘입어 지난 주말 미국증시에서 금융주들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JP모건은 9%가까이 상승했다.

미국증시에서 금융주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매패턴도 영향받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주택 국민 신한 등 우량은행주를 중심으로 금융주를 순매수했다.

◆11월의 관심주=상당수 전문가들은 은행주를 11월의 관심종목으로 꼽고 있다.

은행및 기업구조조정의 윤곽이 드러나는 만큼 은행주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을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감자및 합병 등 대형 변수가 많은 만큼 무조건적인 편승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준재 LG투자증권 과장은 "은행에 공적자금이 투입되면 은행 건전성은 지금보다 훨씬 좋아지는 만큼 은행주는 11월의 관심주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