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IG의 모리스 그린버그 회장이 30일로 예정돼 있던 방한을 연기,현대증권 현대투신 현대투신운용 등 현대계열 금융 3사의 매각작업이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가고 있다.

공적자금 투입요청에 대한 정부의 답변이 불확실하자 이에 대한 압박용으로 방한을 연기한 게 아니냐는 것이 시장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30일 "방한이 연기됐다는 통보를 받았을 뿐 왜 계획을 바꿨는지,언제 다시 올 지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현대투신 이창식 대표와 현대증권 최경식 부사장이 미국을 방문,실무차원에서의 본 계약서 작성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 관계자들은 그린버그 회장의 이같은 돌연한 계획변경은 상당히 계산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AIG는 정부에 △증권금융채 지원을 당초 2003년에서 2008년까지로 연장해주고 △금리를 연 6.6%에서 3.0%로 낮추며 △1조1천억원 규모의 후순위채에 대한 서울보증보험 보증지원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정부가 이에 대한 확답을 기피하자 그린버그 회장이 방한을 연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린버그 회장은 지난달 말 청와대를 방문,이같은 요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당초 현대와 AIG사이의 본계약 체결도 이달 들어 두세차례 연기됐다.

이와 관련,정부는 AIG가 먼저 자금을 투입하고 현대측이 경영에서 손을 떼면 성의를 보일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IG는 정부의 지원방침이 확정돼야 돈을 넣을 수 있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