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거래 자유화가 추진된 이후 환율 변동폭이 확대되고 환율 예측이 어려워지는 등 외환시장에 구조변화가 크게 일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개인의 외환거래까지 자유화되는 2단계 자유화가 시행됨에 따라 변화의 폭은 더 커질수 있다.

외환관리기법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국내기업들의 경우 자칫하면 적지않은 환차손을 입거나 수출입과 관련된 외환거래계획도 세우지 못해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높다.

◆ 외환자유화 추진 이후 어떤 변화가 일어났나 =시장평균환율제가 시작된 90년 3월부터 97년 9월까지 하루 환율 변동폭은 0.09%에 불과했다.

반면 99년 이후 최근까지는 0.28%로 나타나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 3배 이상 확대됐다.

외환위기이후 1단계 외환거래 자유화 조치로 변동폭이 커진 셈이다.

환율 예측력도 떨어지고 있다.

전일에 환율이 1% 상승했을 경우 외환위기 이전에는 다음날 환율이 0.32% 상승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외환위기 이후에는 0.19%로 크게 떨어졌다.

과거자료를 활용해 환율을 예측하기가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 왜 그런가 =외환 자유화 실시 이후 경제여건에 따라 유출입이 심한 자본거래가 외화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점이 가장 큰 요인이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자본거래에 따른 외화유출입 규모가 경상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30%에 머물렀으나 최근에는 60∼70%에 달하고 있다.

특히 주식 채권과 관련된 포트폴리오 비중이 전체 외환거래의 25%에 달하고 있다.

반면 외환당국은 이런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외환당국이 환율이 상승할 때 외화를 팔고 환율이 하락할 때 외화를 사왔다.

이런 점을 감안할때 외환위기 이전에는 원화 환율이 1% 상승할 때 외환보유액이 1.36% 감소했으나 외환위기 이후에는 0.64% 감소하는데 그쳤다(LG 경제연구원 추정).

그만큼 외화유출입에 외환당국의 대응이 소극적이었다는 뜻이다.

◆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동남아 등 주변국가의 통화가치가 그 어느때다 불안하고 국내외환시장에 대한 미국 나스닥 주가의 영향이 커지는 상황속에서 정부는 내년 1월부터 개인들의 외화거래까지 원칙적으로 자유화하는 제2단계 자유화를 실시할 예정이다.

과거 외환자유화를 실시한 국가의 경험에 비춰 볼 때 개인들의 외환거래까지 자유화될 경우 환율변동폭이 이전에 비해 약 2배 정도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전문가들은 2단계 자유화계획 실시이후 외화와 국부유출이 겹칠 경우 원화환율이 1천2백원에 근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기업들이 이런 변화에 대비책을 시급히 마련하지 못할 경우 환율변동에 따른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