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준 사장의 사설펀드 뿐이겠습니까. 멀지않아 주식계(契), 다시말해서 사설펀드 깨지는 소리가 요란할 겁니다"

''정현준 사건'' 이후 서울 명동 사채업자들과 테헤란밸리의 벤처기업들은 다음 차례는 어디냐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명동에서 사채를 굴리고 있는 K씨는 "코스닥시장의 침체로 대박기회를 놓쳐 버린 큰 손들이 대부분 담보주식 처분 등을 통한 자금회수에 나섰기 때문에 멀지않아 제2, 제3의 정현준 사건이 터져 나올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사채업자들 사이에선 이미 몇몇 기업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오르내리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코스닥에 등록된 A사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 기업은 인수합병을 통해 여러개의 벤처기업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는 데다 사장이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자금동원력을 과시했다는 점에서 사채시장에선 걱정스런 눈빛을 보내고 있다.

또 대표가 정현준 사장과 동문인 B사도 경영진이 주(株)테크에 주력했다는 점에서 심심찮게 거명되고 있다.

명동사채 시장의 또다른 관계자는 "사채업자들은 사설펀드에 가입하더라도 대부분 주식을 담보로 잡고 있어 이를 처분하면 원금보전이 어느 정도 가능하나 일반투자자들은 투자한 돈을 다 날릴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코스닥시장이 살아나지 않는한 사설펀드는 부산지역에서 불거졌던 파이낸스사건 못지않은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사설펀드의 경우 파이낸스와 달리 고위공직자, 정치인, 언론계종사자, 금융계종사자 등 사회유력인사들이 많이 가입했기 때문에 그 파장은 과거 장영자사건에 못지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