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지탈라인과 유일반도체 외에도 상당수 코스닥 기업들이 지난해 사모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통해 대주주나 사채업자 등 특정인에게 막대한 이익을 안겨준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서도 CB 및 BW의 전환가격(행사가격) 결정에 제한을 받지않는 투자유의 및 관리종목들은 특정인을 대상으로 CB나 BW를 헐값에 발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코스닥증권시장(주)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CB 발행가격 및 BW 행사가격에 대한 제한이 생기기 전인 7월말까지 7개월동안 모두 26개사가 69건의 사모 CB 및 BW 발행을 공시했다.

정현준 파문의 당사자인 한국디지탈라인 유일반도체 외에도 휴맥스 텔슨전자 한글과컴퓨터 등 이름있는 벤처기업중 상당수도 CB나 BW를 발행했다.

이들 기업의 경우도 대부분 전환가격이 당시 주가수준을 크게 밑돌았다.

골드뱅크가 지난해 1월12일 발행한 CB를 예로 들면 CB 전환가격이 당시 주가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일부 CB 발행기업들은 발행 한달뒤부터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해 대주주들의 위험부담을 최소화했다.

당시 사채 인수자는 구조조정기금이나 증권 투신 등 금융기관이 많았지만 대주주나 특수관계인들이 인수한 경우도 더러 있었다.

이같은 일이 가능했던 것은 CB 및 BW 발행에 대한 아무런 제약이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 당국은 헐값시비가 일자 지난해 8월6일 코스닥기업도 상장사와 마찬가지로 CB 및 BW를 시가 기준으로 발행토록 하는 규정을 신설,헐값발행을 차단했다.

그러나 투자유의종목과 관리종목들은 마음대로 전환가격과 전환시기를 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올들어 옌트 에스오케이 바른손 등이 CB나 BW를 헐값으로 발행해 투자자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