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굴지의 증권사인 메릴린치증권이 내년 2·4분기에 현재의 서울지점을 현지법인으로 승격시켜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증권 소매영업에 뛰어든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업계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25일 메릴린치증권의 한 관계자는 "증권 소매영업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내년 2·4분기께 현지법인을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릴린치증권은 이를 위해 금융감독위원회에 법인설립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메릴린치증권이 최근 법인설립과 관련한 정부입장을 물어와 소매영업 진출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에 진출해 있는 외국증권사는 26개에 달한다.

모두 지점형태로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도매영업에 치중하고 있다.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소매영업도 허용돼 있으나 수익이 나지 않아 소극적인 상태다.

그러나 메릴린치증권이 소매영업을 구체화할 경우엔 다른 외국증권사들도 앞다퉈 현지법인을 설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메릴린치증권은 1998년 파산한 일본 야마이치증권의 전영업점을 인수,소매영업에 들어갔다.

그 결과 최근 일본의 증권 소매영업은 메릴린치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메릴린치증권 관계자는 "한국법인 설립후 우선 미국의 수익증권 등을 들여와 판매하고 종합자산관리계좌인 랩어카운트 등의 판매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메릴린치증권이 어떤 방식으로 한국에서 영업망을 확대할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메릴린치가 지점망을 갖춘 기존의 중소형 국내 증권사를 M&A(기업인수합병)할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다른 국내외 은행과 제휴,소매영업에 나설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