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보유 주식을 단기간에 20% 팔 경우 종합주가지수는 11% 떨어지고 원화환율은 48% 오른 1천6백원대로 상승하며 외화는 94억달러가 유출될 것이라고 재정경제부 산하 국제금융센터가 분석했다.

재경부는 21일 국제금융센터가 이같은 내용으로 지난 7월 작성한 ''외국인 주식투자확대에 따른 영향 및 문제점'' 보고서를 국정감사 자료로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외국인의 주식매도가 단기외채 상환압력을 가중시키고 자본의 해외유출을 초래할 경우 제2외환 위기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해 주목된다.

다음은 주요내용.

◆외국인 주식보유 현황=외국인은 지난 6월말 현재 거래소 상장주식의 29.7%(시가총액 대비)를 보유하고 있다.

이같은 비중은 미국 7%,독일 10%,영국 15%(작년 11월 현재) 등에 비해 현저히 높은 것이다.

주식보유 목적은 거래소 주식의 경우 93.4%가 배당이나 차익을 노리는 포트폴리오 투자이고 코스닥 주식은 66.9%가 경영권 지배와 관련된 직접투자다.

차익을 노린 외국인은 대내외 여건이 악화되면 단기간에 대규모의 주식을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

유사시 외국인의 주식매각 규모가 얼마나 될지는 97년 외환위기 당시의 경험을 통해 추산할 수 있다.

외환위기 당시 외국인들은 보유주식의 20% 정도를 매각했고 매각대금의 대부분을 해외로 갖고 나갔다.

지난 6월말 기준으로 외국인이 보유주식의 20%를 매각할 경우 매각대금은 시가총액의 5.94%인 15조6천억원에 이른다.

◆외국인 주식지분 20%를 매각시 영향=종합주가지수는 11.05% 하락한다.

외국자본이 1억달러 정도 더 들어오면 환율이 약 6원40전 떨어진 관계를 뒤집어 보면 20% 주식 매각에 따른 환율 상승효과는 48.2%로 추산된다.

지난 6월말 기준으로 환율은 1천1백15원에서 1천6백52원으로 오른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환율이 단기간에 급등하면 외국인이 실제 해외로 갖고 나갈 수 있는 자금규모는 제한되므로 실제 유출규모는 94억달러 정도로 예상된다.

외국인이 주식의 20%를 매각하는 유사시에는 외국 금융기관들이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외채를 연장해주지 않을 것이다.

지난 5월말 현재 단기외채는 4백68억달러.

따라서 유사시 빠져나갈 외화는 주식투자자금 유출액과 합쳐 5백62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는 지난 6월말 현재 외환보유고가 9백1억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 경제가 소화할 수 있다.

문제는 국내 자금이 환율급등에 따른 손실회피와 환차익을 위해 해외로 유출(Capital Flight)될 가능성이다.

내년 1월1일부터 외환거래가 전면자유화되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자본의 해외유출이 본격화될 경우 외환부족으로 인한 제2의 외환위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