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주목하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국내주가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밤사이 미국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하락하면 국내 주가도 떨어진다.

반대로 상승하면 국내 주가도 껑충 오르곤 한다.

지난 20일이 대표적이다.

전날 미국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7.22% 폭등했다.

이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현대전자도 8.51% 올라 종합주가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당분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국내주가도 함께 등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여건이 불안한 만큼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 등락→외국인의 매매패턴 변화→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주 등락→종합주가지수 등락''이라는 순환적 결정방식이 지속될 것이란 설명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란=미국증시에 상장돼 있는 16개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필라델피아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옵션종목중 하나다.

이런 사연으로 필라델피아란 이름이 붙었다.

구성종목은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종목 7개,나스닥 상장종목 9개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램버스 등 D램업체를 비롯 인텔 모토로라 등이 두루 포함돼 있다.

미국의 반도체 산업 주가를 대표한다고 보면 된다.

◆지수 특징=구성종목의 시가총액이 아닌 종가(단순 가격)에 의해 지수가 결정된다는 특징이 있다.

지난 13일의 경우 인텔의 시가총액은 2천5백64억달러로 16개 종목중 단연 1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지수에서 인텔이 차지하는 비중은 7번째인 6.11%에 불과하다.

지수결정에 비중이 가장 큰 종목은 자일링스로 11.31%나 된다.

그러나 시가총액은 2백11억달러에 불과하다.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단순한 종가에 의해 지수를 산출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대표하는 지수로서의 대표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국내 주가와의 상관관계=삼성증권과 동양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와 국내 주가의 상관관계는 아주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들어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와 삼성전자의 상관관계는 거의 1에 가깝다.

이같은 극단적인 동조화는 반도체값의 불안과 외국인의 입김 때문이다.

국제 반도체값 추이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는 외국인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보고 삼성전자와 현대전자에 대한 매매여부를 결정한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필라델피아 지수가 종합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반도체주를 갖고 있지 않는 투자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