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지수 10,000선이 붕괴되자 미국발 세계증시 폭락의 신호탄이 아닌지에 대한 우려감이 짙어지고 있다.

기업실적(Earning) 악화, 고유가(Energy), 유로 약세(Euro), 대선(Election)의 ''4E''에 묶여 있는 미국증시의 폭락이 유럽과 아시아의 증시폭락을 몰고 오면서 세계경제가 침체의 나락에 빠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8일 나스닥지수는 3,171.56을 기록, 최고치(5,048.62)보다 37.18% 떨어졌다.

다우지수도 9,975.02로 최고치(11,722.98) 대비 14.9%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최고치 대비 10% 이상 하락하면 조정국면, 20% 이상 떨어지면 약세장으로 분류한다.

여기에 비춰보면 나스닥은 이미 약세장으로 들어섰으며 다우지수는 조정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이 상황에서 미증시가 3.4분기에 하락했다가 4.4분기에 급등하는 ''4.4분기 랠리''를 올해도 재현할 수 있을까가 최대 관심사다.

금융전문 주간지 배런스는 21일자에서 과거 20여년동안의 주가상황을 분석해 본 결과 대개 3.4분기에 저조한 실적을 나타내다가 4.4분기들어 급격히 반등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특히 지난 2년간은 이런 현상이 뚜렷했다.

1998년에는 3.4분기에 12% 하락했다가 4.4분기에 17% 급등했으며 지난해에도 3.4분기에는 5.8% 떨어졌으나 4.4분기에는 11% 뛰었다.

''4.4분기 랠리'' 가능성에 대해서는 비관론과 낙관론이 팽팽히 맞서 있다.

낙관론자들은 현재의 증시폭락이 경제의 기초체력에 비해 지나치다는 점을 들고 있다.

크레디스위스 퍼스트보스턴은행의 수석 투자분석가인 토머스 갤빈은 올 연말께 다우지수가 1만1천7백, 나스닥은 4천1백까지 회복될 것이라고 낙관한다.

근거는 3가지다.

첫째 기업순익호조, 둘째 최근 주가하락을 통한 거품제거, 셋째 금리안정이다.

미 증시에서 10월은 구조적으로 ''최악의 달''이란 점도 비관론을 희석시키는 요인이다.

10월은 뮤추얼펀드들의 자본소득세 신고 기준월이어서 뮤추얼펀드들은 통상 10월에 실적이 나쁜 주식을 대거 내다판다.

손실을 현실화함으로써 그동안 증시활황으로 누린 자본소득을 상쇄시켜 세금을 가능한한 적게 내려는 계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10월 증시는 기초여건과 관계없이 단기적으로 실적이 나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비관론자들은 현재 증시약세의 근본적인 원인을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 10년간 미증시 장기활황의 3대 기둥은 인플레없는 고속성장 저금리 저유가였다.

그러나 최근들어 이 기둥들이 하나씩 무너져가고 있다.

여기에 대선을 앞두고 미국이 정책결정의 지도력을 상실한 상태여서 미국증시는 ''4E''에 갇혀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미증시가 11,12월에 단기 반등할 수는 있지만 크게 보면 활황세는 막을 내렸다고 진단하고 있다.

대선이 끝난다 해도 기업실적 악화, 고유가, 유로화 약세는 당장 해결되기 어려운 악재들이기 때문이다.

도이체방크증권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에드워드 야데니는 다우는 현행수준, 나스닥은 1년전 수준인 2,800선으로 추락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다우지수의 핵심 지지선이 9,800∼10,000포인트에서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