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5천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의함에 따라 삼성전자는 물론 자사주 취득 기업의 주가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6일 삼성전자는 자사 보통주 3백만주(1.97%)와 우선주 40만주(1.67%)를 매입키로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자사주 소각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을 뿐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취득하는 것은 지난 96년 이후 4년 만의 일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지난 95년 2월부터 96년 6월까지 취득한 보통주 2.26%와 우선주 3.64%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자사주 취득이 완료되면 자사주 보유규모는 보통주 4.23%,우선주 5.31%로 늘어난다.

대부분의 증시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이번 자사주 매입은 증시 전체로 봐 반길 만한 호재이지만 주가부양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6달러선이 붕괴된 D램가격과 52.5%의 지분을 갖고 있는 외국인의 매매동향에 주가가 좌우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강신우 템플턴투신운용 상무는 "절대금액은 크지만 시가총액에 비하면 매입규모가 작은데다 D램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외국인 매물을 받아내는 정도의 효과밖에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기(失機)했다는 지적도 많다.

경기가 좋을 때 하지 않고 D램경기가 논란을 빚는 와중에 뒤늦게 나섰다는 점에서다.

실제 D램경기가 꺾이기 시작한 95년과 96년 당시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에도 불구하고 96년초 14만원에서 96년 6월께 6만원대로 수직낙하했었다.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의 대표주인 삼성전자가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그 효과는 배증될 뿐 아니라 자사주 취득 기업이 테마를 이루며 관심을 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올 들어 자사주를 대량으로 취득한 종목의 경우 주가 상승폭은 그다지 크지 않았지만 다른 기업에 비해서는 주가흐름이 견조하다.

자사주 보유 비중이 28%인 미원상사,25%인 세림제지 등은 지난 7월 이후 종합주가지수가 30% 가량 하락했으나 주가는 보합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밖에 한국유리 S-Oil 태평양물산 등은 지난 7월 이후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