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증권거래시장 점유율 8위,한달 사이버증권거래규모 4조9천억원,사이버증권계좌수 4만9천개"

신설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이 영업개시 8개월만에 일궈낸 성적표다.

신설 증권사들이 놀라운 영업신장세를 기록하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사이버 증권거래전문 등 주특기를 앞세워 짧은 기간 안에 본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지난해말 증권업의 진입장벽이 낮아진 이후 신규 설립된 증권사는 모두 8개.

미래에셋 키움닷컴 이트레이드 코리아RB 리딩투자 겟모어 모아 비엔지 등이 그들이다.

대한투신 한국투신 동양투신 등 전환증권사까지 합하면 올들어서만 지금까지 11개 증권사가 설립됐다.

국내 증권사 숫자는 43개로 불어났다.

이외에도 이뱅크증권 피데스증권이 증권업 허가를 신청해놓은 상태이다.

신설증권사중 모든 증권업무를 취급하는 종합증권사는 미래에셋 키움닷컴 등 2개 회사 뿐이다.

리딩투자는 자기매매 및 위탁매매를 업무를 취급하는 증권사이고 나머지는 위탁매매전문 증권사다.

이들중 가장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곳이 미래에셋이다.

이 회사는 약정규모면에서 업계 10위권에 조만간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키움닷컴증권도 영업개시 5개월여만에 1만4천개이상의 사이버증권계좌를 확보하면서 사이버증권거래시장 점유율 9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는 1백% 인터넷 종합증권사라는 강점을 내세워 올해안에 업계 20위권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이들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를 통한 위탁매매에 치중하면서 수수료 인하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예를들어 키움닷컴증권의 수수료는 거래대금의 0.025%.대형사 사이버매매수수료의 4분의 1수준이다.

낮은 수수료를 받을 수있는 것은 무엇보다 몸집이 가볍기 때문에 가능하다.

미래에셋 외에는 지점수가 1~4개정도 밖에 안된다.

종업원수도 대부분 1백명 미만이다.

심지어 비엔지증권의 경우엔 종업원이 27명밖에 되지 않는다.

비싼 임대료 직원월급등 불피요한 고정비용이 들지 않는다.

김범석 키움닷컴증권 사장은 "지점이나 직원수가 적어 상황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있을 뿐만 아니라 틈세시장을 공략하는데도 유리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신설증권사 중에서는 아직 제대로된 영업기반을 구축하지 못해 "개점휴업"상태나 다름없는 곳이 더많다.

서둘러 회사를 설립하다보니 사이버증권거래시스템 구축이나 영업전략수립이 안됐다.

신설증권사들의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다는 것이 증권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들의 대부분은 수수료 수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지난 3월 이후 주식시장이 장기침체에 빠지면서 거래대금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기존 증권사의 벽을 뛰어넘기도 쉽지 않다.

신설 증권사들의 경우 얼마나 좋은 사이버매매시스템을 갖추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하지만 사이버매매시스템을 구축하는데는 엄청난 투자가 들어간다.

게다가 수시로 업그레이드시켜야만 경쟁력을 갖출 수있다.

사이버매매시스템에서도 신설증권사가 기존 증권사를 앞서기 어렵다.

실제로 스톡피아 등 사이버매매평가기관의 분석결과를 보면 아직 대신 LG 현대 한화 등 기존 증권사들의 시스템 질이 더 나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김경신 리젠트증권 이사는 "증시 활황을 믿고 우후죽순처럼 설립됐지만 주식투자 열기가 예상보다 빨리 식으면서 기존증권사보다는 신설증권사들이 더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난립 우려까지 낳았던 중소형 증권사 설립붐이 하반기들어 급속히 식고 있는 유도 여기에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증권사 수익의 대부분이 수수료에서 나오는데 시장이 침체에 빠져 기존 증권사도 적자를 내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 어느 누가 증권사를 새로 만들겠다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향후 승패의 관건은 전문성 확보여부에 있다고 업계 관계들은 보고 있다.

우수한 인력과 축적된 노하우로 무장한 기존 증권사와 겨루기 위해선 틈새시장에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밖에 없다.

신설증권들이 한살 두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증권업계에 어떤 판도변화를 몰고 올지 주목된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