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가 무한 경쟁시대를 맞고 있다.

진입장벽이 없어지고 경영환경은 변화무쌍하게 변해가고 있다.

구조조정의 회오리도 피할 수 없다.

마치 정글속에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증권업 허가를 받기 어려웠던 시절 영업권 프리미엄을 따지던 것도 이젠 옛말이 됐다.

진입문턱이 낮아진 만큼 퇴출도 예사롭다.

급속히 늘어나는 사이버투자자들을 위한 서비스경쟁에도 뒤쳐지지 않아야 한다.

뮤추얼펀드와 수익증권,랩어카운트 등 새로운 상품이 나올 때마다 경쟁의 영역은 갈수록 넓어진다.

주식매매 중개(Brokerage),유가증권 인수(Underwriting),상품운용(Dealing) 등이 증권사의 3대 기본업무다.

그렇지만 이젠 "대형화냐 전문화냐"라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증권사간 합병이 이뤄지기 시작하고 브로커리지 전문증권사가 나타나는 것도 생존을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다.

<>날로 늘어나는 경쟁자=국내 증권시장에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는 증권사는 외국증권사 국내지점을 포함해 무려 65개사에 달한다.

기존 증권사 29개사에 지난 해 하반기부터 신설된 증권사가 8개,투자신탁에서 분리된 증권사가 6개 등 국내 증권사가 43개사나 된다.

여기에 주로 외국인 상대로 주식매매 중개업무를 하고 있는 22개 외국증권사 국내지점까지 경쟁대열에 끼어 있다.

이같은 시장 경쟁자의 증가는 증권산업의 진입장벽을 없애겠다는 정부 방침에 따른 것.

"정부에 의한 구조조정"이 아니라 "시장원리에 따른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의도다.

신설 8개 증권사 가운데 미래에셋 키움닷컴 리딩투자증권을 제외한 모아증권 겟모어증권 비엔지증권 코리아RB증권 E*트레이드증권 등 5개 증권이 위탁매매 전문증권사로 승부를 걸겠다는 것도 이런 흐름을 반영한다.

<>5대 증권사의 각축전=국내증권사중 5대 대형사로 꼽히는 삼성 대신 현대 LG투자 대우증권은 매달 위탁매매 시장점유율을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지난해 주식매매약정(상품매매 선물.옵션계약 제외)순위는 현대 LG 대우 삼성 대신 순이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4~9월)에는 순위가 뒤바뀌었다.

4,5위였던 삼성과 대신이 1,2위로 올랐다.

1,2,3위였던 현대 LG 대우는 각각 3,4,5위로 밀렸다.

그러나 매달 주식약정 실적을 살펴보면 이같은 순위도 고정된 것이 아니다.

1~5위가 계속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다.

그만큼 주식약정시장에서 박빙의 승부를 겨루고 있다는 이야기다.

5대증권사들은 저마다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현대증권은 코스닥시장에 대한 분석능력에서,삼성증권은 사이버 주식매매와 수익증권 판매에서,대신증권은 사이버주식매매 및 선물.옵션분야에서 각각 앞선다고 서로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5대 증권사들의 분야별 순위는 언제 뒤집힐 지 모를만큼 근소한 차이여서 독보적인 우위라고 볼 수는 없다.

<>확대되는 경쟁전선=주식약정만 갖고는 대형 증권사로서의 면모를 갖출 수 없다.

거래량도 시장상관에 따라 들쑥날쑥하다.

그래서 수입구조를 다양하게 만들어야 한다.

우선 뮤추얼펀드와 수익증권을 많이 팔아 판매수수료 수입도 많이 올려야 한다.

랩어카운트(Wrap Account:종합자산관리계좌)상품을 통한 고객서비스도 지금까지 관리해 온 고객을 지키기 위한 수성전략이다.

투자신탁회사에서 분리된 전환증권사들과 기존증권사간의 한판 승부도 예상된다.

우선 뮤추얼펀드와 수익증권 판매가 주요승부처가 된다.

게다가 한국투자신탁증권 대한투자신탁증권 등 전환증권사들이 오는 11월부터 개인투자자들을 상대로 홈트레이딩서비스(HTS)를 시작,본격적인 위탁매매업무에 뛰어들어 일대 격돌이 불가피하다.

기업공개(IPO)업무 등 유가증권 인수업무도 단순히 주간사증권사 선정을 위한 경쟁으로 끝나지 않는다.

LG투자증권이나 현대증권은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채권을 모아 신용을 보강한뒤 프라이머리 CBO(발행시장 채권담보부증권)의 발행을 주선,기업금융부문에서 인수수수료를 벌어들이고 있다.

M&A(기업인수합병)업무도 놓칠 수 없는 경쟁영역이다.

<>중소형사의 합병선택=삼성증권과 삼성투신증권이 오는 12월1일을 기해 합병한다.

같은 계열에 2개의 증권사가 있어 이미 예상됐던 일이다.

그러나 리젠트증권과 일은증권의 합병은 대형증권사로 발돋움하려는 중소형증권사의 의미있는 선택이다.

리젠트증권은 금명간 일은증권의 최대주주가 됨으로써 합병을 손쉽게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증권사가 합병하면 업계 10위권에 들게 된다.

일은증권을 인수하려 했던 KGI증권 등도 중소형사를 인수해 대형증권사로 도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부국 유화 건설증권 등 소형증권사들의 M&A설이 끊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정글의 법칙이 증권업계에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