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투신업계에 외국계 투자기관의 도전이 거세지고 있다.

IMF 초기만 하더라도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진출해 오던 외국계 투자기관은 이제 대형 증권사 투신사마저 사들일 채비를 하고 있다.

또 외국계 투자기관 자체도 중소형 기관이나 펀드에서 초대형 투자기관으로 바뀌는 양상이다.

현재까지 국내 증권사 및 투신사의 주인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외국계는 7곳.

리젠트증권 굿모닝증권 서울증권 메리츠증권 KGI증권 E트레이드증권 일은증권이다.

외국계 투자기관 진출의 물꼬를 튼 것은 홍콩의 리젠트그룹이다.

지난 1998년3월 대유통상으로부터 대유증권 지분 22%를 인수한이후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지분을 늘렸다.

리젠트증권 관계자는 "최근 리젠트그룹의 한국투자 지주회사인 메디슨코리아가 18%를 사들여 지분율이 62%로 높아졌다"고 전했다.

증권사명도 대유리젠트증권에서 리젠트증권으로 바뀌었다.

리젠트그룹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곳은 미국의 펀드인 H&Q와 소로스투자그룹이다.

H&Q는 1998년12월 쌍용증권의 지분을 인수해 1대주주로 떠올랐으며 회사이름도 굿모닝증권으로 바꾸었다.

1999년2월엔 QEL(소로스펀드중 하나)이 서울증권의 경영권을 전격인수해 화제를 낳았다.

헤지펀드의 대명사로 알려진 소로스펀드가 국내 증권업계에 진출한 이유가 무엇이냐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비슷한 시기에 세계 1위 사이버증권사인 E트레이드가 일본의 소프트뱅크,LG그룹과 손잡고 사이버전문증권사인 E트레이드증권을 세워 주목받았다.

처음엔 1백억원으로 출발했으나 증자를 실시해 현재 자본금은 3백억원이다.

지분은 소프트뱅크가 40%,이트레이드가 10%이다.

대유증권을 인수한 리젠트그룹은 지난8월 일은증권마저 사들였다.

리젠트그룹은 리젠트증권과 일은증권을 합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흥증권은 모기업인 조흥은행의 구조조정계획에 따라 대만 증권사인 KGI아시아에 매각됐다.

최근엔 영향력이 막강한 초대형 투자기관의 국내 진출이 이뤄지고 있다.

세계 보험업계 1~2위를 다투는 푸르덴셜은 메리츠증권을 인수한데 이어 제일투신증권의 인수작업을 진행중이다.

푸르덴셜이 제일투신증권에 투자키로 한 자금은 5억달러에 이른다.

AIG컨소시엄은 1조1천억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해 현대그룹 증권투신 소그룹에 대한 경영권 확보에 나섰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당장 지분을 인수하는 것은 아니지만 채권을 주식으로 바꾸고 나면 현대증권 현대투신증권 현대투신운용등 3개사의 경영권이 AIG컨소시엄에 완전히 넘어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AIG컨소시엄이 인수전 몇가지 조건을 내걸어 난항을 겪고 있다.

대우그룹의 멍에를 벋게 된 대우증권도 외자유치를 추진중이다.

박종수 대표는 "10월말까지 구체적 윤곽이 나올 것이며 올 연말까지 외자유치를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외국계 투자기관의 국내시장 진출은 증권시장의 선진화에 도움을 준다는 측면에서 환영받고 있다.

하지만 한손에 거대자본,다른손엔 고도의 금융기법으로 무장한 이들이 시장을 완전잠식하지 않을까는 우려도 적지않다.

윔블던 테니스대회에 외국인들만 설친다고 해서 이름붙여진 "윔블던 효과(Wimbledon Effect)"가 국내 증권시장에도 나타날지 모른다는 걱정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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