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가 기침을 하면 한국주가는 독감을 앓는 ''미국주가 전염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

미국증시에서 인텔,애플컴퓨터 등이 폭락하면 다음날 국내 반도체및 컴퓨터관련주는 일단 폭락부터 하고 보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국내 호·악재는 둘째치고 전날 미국의 주가동향부터 체크하는 게 시장관계자들의 ''일과''가 됐다.

자연 사전에 미국주가 동향을 탐지하는 데 열심이다.

그 방법으로 ECN주가나 나스닥100 선물지수가 애용되고 있다.

◆ECN의 개념=ECN(Electronic communication Networks)은 기존 뉴욕증권거래소나 나스닥시장과 다른 별개의 증권거래소다.

두 시장과 달리 전자거래시스템으로만 운영되는 사설 온라인 증권거래소다.

거래수수료가 싸 미국 기관투자가들과 개인 투자자들의 이용이 급속히 늘고 있다.

ECN은 뉴욕증권거래소,나스닥시장의 정규 매매시간에 연결돼 매매호가를 상호교환하고 있다.

야간에는 독자적으로 매매호가를 받아 처리하고 있다.

다시 말해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시장이 마감된(한국시간 아침 6시) 이후에도 장이 서 24시간 거래되고 있다.

야후(http://finance.yahoo.com/?u)같은 인터넷포털업체들은 웹사이트를 통해 거래가 형성되는 ECN종목의 시세를 전세계 투자자들에게 중계하고 있다.

◆ECN의 영향력=특히 최근 나스닥시장이나 뉴욕증권거래소시장에 상장돼 있는 굵직굵직한 미국 기업들이 올3분기 실적이나 올4분기 실적전망치를 발표하는데 따라 국내 동종업체의 주가가 춤을 춰 ECN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0일,3분기 실적전망치 발표를 앞둔 야후 주가가 ECN에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코스닥시장에서 장중 한때 인터넷 관련주가 촉각을 곤두세운 적도 있다.

지난 9월중순의 경우엔 ECN에서 인텔 주가가 50% 이상 폭락,다음날 나스닥시장내 인텔 주가폭락→전세계 반도체주 폭락→국내 반도체주 폭락→종합주가지수 폭락으로 이어졌어졌다.

인텔이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시장 마감후에야 실적전망치를 낮춰 잡았다고 ''고백''했기 때문이다.

장득수 신영증권 조사분석부장은 "내부자거래 위험 때문에 미국 상장사들이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시장 마감후 실적등의 주요 기업내용을 발표하는 것이 관행"이라고 말했다.

◆나스닥 100선물지수=24시간 거래되는 미국 글로벡스 선물시장내 나스닥100 선물지수(www.cme.com/cgi-bin/gflash.cgi)의 동향도 관심이다.

최근 뉴욕증권거래소보다 나스닥시장이 국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국내투자자들이 적극 활용하고 있다.

◆유의점=그렇다고 앞뒤 가릴것 없이 ECN이나 나스닥100지수만 보고 장중 또는 다음날의 투자방향을 결정할 수는 없다.

대신경제연구소의 정윤제 연구원은 "미국 주가의 급등락이 심해도 국내에 투자하고 있는 외국인이 관련주에 대해 어떤 매매패턴을 취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득수 부장은 "미국 경제가 연착륙하고 있으나 기업들의 실적둔화가 우려되고 있다"며 "4·4분기등 앞으로 발표될 미국 상장사들의 실적추이가 국내 관련주에 계속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