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협회가 주관한 제2회 금융자산관리사(FP) 시험 결과를 둘러싸고 파문이 일고 있다.

응시자들이 금융자산관리사의 업무와 무관한 문제가 적지 않았던데다 일부 문항의 경우 정답이 잘못됐다며 법적대응도 불사한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협회는 지난달 17일 2회 시험을 실시한 뒤 27일 합격자를 발표했다.

시비의 대상이 되고 있는 문항은 6개.대표적인 것이 ''남북정상회담이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중 가장 틀린 것''을 고르라는 객관식의 20번 문제.증협은 ①투자가 촉진되어 이자율이 상승할 것이다 ②정부지출이 증가하여 환율이 상승할 것이다 ③통일비용부담으로 소비가 감소할 것이다 ④국가신용도 향상으로 수출이 증가하여 물가가 상승할 것이다 중에서 2번이 정답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응시자들은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 문제 자체가 잘못됐다고 강조한다.

또 ''주식에 관한 설명중 틀린 것''을 고르라는 문제도 답은 ''현행법상 무액면 주식은 인정되지 않는다''로 돼있으나 응시자들은 주식이라면 당연히 상법에 의해 논의돼야 하고 따라서 무액면 주식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은 맞다고 지적했다.

응시자들,특히 이런 문제 때문에 불합격한 응시자들은 문제의 공개와 함께 채점을 다시 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FP 합격점수는 70점.산술적으로 70개 문항만 맞히면 합격이다.

그런데 이번 시험에서 한 문제만 더 맞히면 합격할 수 있었던 69점대가 4백50명이나 됐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6개 문항의 정답에 대한 응시자들의 이의 제기는 더욱 강해지고 그에따라 파문도 거세지는 양상이다.

증협은 물론 응시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증협 연수부 김명기 이사는 "응시자들이 지적한 문항들의 정답에 대해 대학교수들에게 문의한 결과 문제가 없다는 답을 들었다"며 "응시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이사는 또 "FP시험은 장기적으로 문제은행식으로 운영할 계획이고 제도가 계속 변경되고 있어 문제 공개는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