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우량 상장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지배력을 키워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한번 매수한 종목에 대해선 지속적으로 지분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일 증권거래소가 발표한 ''상장사의 최대주주와 외국인 지분 현황'' 보고서는 이같은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매매패턴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산 종목 계속 산다=외국인의 전체 보유주식수는 지난 해말 20억1백22만주에서 지난 9월25일 현재 23억7천7백91만주로 18.8% 늘었다.

그러나 외국인지분율 평균은 6.8%로 변동이 없었다.

눈여겨 볼 것은 외국인지분이 국내 최대주주보다 높은 이른바 외국인 선호종목의 경우 외국인 보유주식총수가 지난 해말에 비해 39.2%나 늘었다는 점이다.

이 영향으로 이들런 종목의 외국인 지분율도 평균 31.1%로 3.9%포인트나 증가했다.

그러나 외국인지분이 국내 최대주주보다 낮은 법인의 외국인 보유주식은 4.8% 증가에 그쳤다.

이같은 종목의 외국인 지분율은 평균 2.7%로 지난해 말보다 1.3%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이미 매집에 나선 종목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사자''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가총액 큰 종목 선호=외국인들이 대형주를 선호하는 있음은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뚜렷이 알 수 있다.

올들어 현대전자 삼성전자 한국전력 SK텔레콤 삼성전자우선주 등 5개 종목의 외국인 순매수 금액(9조2천2백64억원)이 총 순매수금액(10조6천8백12억원)의 86.4%를 차지했다.

한편 외국인이 최대주주인 상장사는 메리츠증권(지분율 88.9%), S-Oil(74.3%), 한라공조(70.0%), 한독약품(60.1%) 등 총 24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외국인 보유주식 합계가 국내 대주주보다 많은 상장사는 주택은행, 신한은행, 삼성전자, 제일기획 등 26개였다.

거래소관계자는 "외국인들이 전체적으로 큰폭의 순매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매매종목은 제한적"이라며 "특히 한번 매입한 종목에 대해선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는 점이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말했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