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가을의 전설"을 떠올리게 하는 계절이다.

지난 1998년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치명타를 입고 쓰러져갈 때 증시는 희망의 싹을 틔웠다.

IMF위기로 경제상황이 아수라장이 된 속에서 은행과 기업의 구조조정이 진행될 무렵부터 주가는 "전설"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300선에서 헤매던 종합주가지수는 은행주와 증권주를 앞세워 10월 한달동안 100포인트,석달동안 2백60포인트나 치솟았다.

그로부터 2년이 흐른 지금 시련과 고통은 당시와 별로 다를 바 없다.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안팎의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고 한국경제성장의 견인차인 반도체 산업의 기개가 꺾이고 있다.

은행이나 기업에는 2단계 구조조정 태풍이 다시 휘몰아칠 태세다.

정쟁이나 의료계 파업등 정치 사회적으로도 불안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증권사들은 4분기 장세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대우 대신 LG투자 교보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IMF 3년차에 닥친 이같은 위기상황은 새로운 기회를 잉태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10월부터는 증시에 드리워진 악재의 그림자도 다소나마 걷힐 것이란 예상이다.

증권사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연말까지 750~780까지의 반등은 무난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이러한 장밋빛 관측도 증시주변 변수의 전개양상에 따라 달라질수 있다는게 한결같은 지적이다.

밀짚모자를 준비해 둘 시기는 다가오고 있지만 지금이 겨울인지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4.4분기 주요변수=해외변수로는 유가 미국증시의 동향 반도체 가격 움직임등이,국내변수로는 구조조정과 경기사이클이 증시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됐다.

LG투자증권은 이중 대외요인은 다소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우선 미국 정부의 비축유 방출과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증산이 원유가격을 안정시킬 가능성이 있다.

특히 OPEC가 희망하는 원유가격이 배럴당 22~28달러 수준이어서 국내 기업의 경쟁력 상실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원유가격이 안정된다면 물가와 환율이 제자리를 찾을 것이며 기업의 수익성도 회복될 전망이다.

이종우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4.4분기중 공적자금 50조원이 조성되고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의 속도가 빨라진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해외증시,특히 미국증시는 다소 불안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미국증시는 과거에도 10월에 위기를 맞는 경우가 많았으며 미국기업의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해 경기가 둔화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경우 외국인 매수세 유입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국내경기의 불안양상도 주가상승을 제한할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장세전망=호악재가 다투는 상황이 4.4분기 내내 지속되겠지만 기존 악재는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됐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따라서 종합주가지수 550선,코스닥지수는 75선 부근을 바닥권으로 보고 있다.

교보증권은 종합주가지수가 기술적으로 720선까지 반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교보증권은 특히 10월에 수급여건이 급속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장기추세선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데다 연말에 회사채의 만기가 집중도래하기 때문에 자금시장이 증시를 짓누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신증권은 750선까지의 상승은 가능하리라는 입장이다.

이후는 역시 주변 변수의 전개양상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장기추세선이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LG투자증권은 780선까지의 반등을 내다봐 가장 낙관적인 장세관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망 종목=증권사별로 다소 차이가 있다.

4.4분기 장세를 기본적으로 낙폭과대에 따른 반등으로 보고 있는 대신증권과 교보증권은 낙폭과대 우량주를 중심으로 매매하라고 권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반등 초기에는 추가공적자금 조성에 따른 은행주가 약진할 전망이며 수익률 측면에선 낙폭과대 우량주에 촛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LG투자증권은 상승시 테마형성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우량금융주 민영화관련주 낙폭과대우량주 M&A(기업인수합병)관련주등이 그것이다.

우량금융주에는 주택은행과 삼성증권,낙폭과대우량주엔 LG화학이 각각 선정됐다.

민영화관련주엔 한전이 뽑혔으며 포철은 M&A관련주로 분류됐다.

대우증권은 4.4분기 장세가 550~750의 박스권이라고 보고 저점매수 고점매도 전략을 권했다.

특히 개인투자자의 경우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를 주목하라고 추천했다.

하이트맥주 삼천리 웰링크(코스닥기업)등이 대표적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