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동원증권에서 터진 사상 최악의 사고는 임직원들의 관리소홀로 인해 빚어졌다는 게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이번 사고가 전산시스템 등 소프트웨어의 오작동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배수장치라는 물리적 시설이 터진 데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사고는 투자자들의 대규모 소송사태로 번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우려된다.

동원증권 본사 건물은 몇해전부터 노후 기색이 역력했다.

엘리베이터가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는다든 지 하는 사소한 사고가 빈번히 발생했다.

그런데도 동원증권은 건물과 각종 전산설비에 대한 점검을 제대로 해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동원증권은 지난 상반기 이후 사이버 트레이딩시스템이 수차례 다운되는 등 전산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했었다.

지난 8월 터진 전산 사고에선 동원증권이 2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무릅쓰고 이용고객들에게 보상해 주겠다는 약속까지 했었다.

더군다나 동원증권은 전산 백업시스템 설비마저 제대로 구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증권사나 은행 등 금융회사의 백업시스템은 주전산실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설치해 물리적 충격에 따른 주전산시스템 마비에 대응하도록 설계돼 있다.

동원증권은 이러한 기본적인 원칙마저 무시하며 전산실을 운용해 왔다는 얘기다.

이번 사고로 동원증권은 신인도 추락 및 막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휘말릴 전망이다.

동원증권 이용고객들 사이에선 이미 손해배상 청구소송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일부 증권사이트엔 공동으로 소송을 제기하자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만약 소송이 불거진다면 투자자들의 잘못이 전혀 없기 때문에 동원증권이 상당한 규모의 배상을 해야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