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은 한빛 외환은행과 함께 이른바 ''비우량은행 3총사''로 불린다.

이미 정부로부터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외환은행은 대주주 증자형식)을 투입받은 데다 여전히 부실자산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조흥은행은 그러나 한빛 외환은행과 같은 범주로 취급되는 데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추가로 공적자금을 투입받지 않고도 얼마든지 생존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조흥은행 주가는 한빛 외환은행과 차별화돼 있다.

25일 종가는 3천4백25원.한빛(1천6백35원),외환(2천3백10원)보다 훨씬 높다.

지난 6월말 현재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0.27%다.

상반기에만 5백2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으며 올 전체로는 1천5백억원이 넘을 전망이다.

조흥은행은 이런 이유로 추가로 투입될 공적자금을 받지 않고 독자생존하겠다고 선언했다.

5조1천억원의 부실자산도 내년 상반기까지 자체적인 힘으로 말끔히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조흥은행이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는 건 영업 호조 때문.다른 은행엔 ''뜨거운 감자''인 워크아웃 여신이 효자로 변신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아남반도체.조흥은행은 두 번에 걸쳐 9백80억원 규모의 대출금을 주식 1천5백40만주로 전환했다.

또 오는 10월께 주당 8천원에 1백65만주를 추가로 출자전환할 예정이다.

아남반도체는 워크아웃에서 졸업했고 조흥은행은 주당 3만5천원에만 팔아도 4천8백억원의 매각이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포함, 상반기중 워크아웃 기업여신중 7천58억원을 정상화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그렇지만 마냥 장밋빛만은 아니다.

조흥은행은 경영개선계획 대상은행이다.

이달 말까지 계획서를 낸뒤 다음달중 경영평가위원회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뿐만 아니다.

워크아웃 기업의 실적이 나빠지면 은행실적도 악화될 수 있다.

특히 관심의 대상은 9천억원에 달하는 쌍용그룹에 대한 여신.다행히 쌍용양회가 3억5천만달러의 외자유치에 성공,한숨을 돌렸지만 아직은 안심할수 없는 시한폭탄같은 존재다.

내년 상반기까지 털어내기로 한 5조1천억원의 고정이하여신도 변수다.

조흥은행은 부실자산 처리로 인한 매각손을 영업이익으로 충당할 계획이지만 이익신장세가 충분치 않을 경우 차질을 빚게 된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