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의 전환사채(CB) 발행기업들이 주가폭락으로 딜레마에 빠졌다.

발행 당시에 비해 주가가 워낙 큰 폭으로 추락,전환가격의 하향 조정만으로 사채 인수자들을 달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장에는 물량압박보다는 CB를 되사달라는 ''풋옵션''이 골칫거리로 등장했다.

25일 코스닥증권시장(주)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CB 등 발행기업들은 계속된 주가폭락으로 풋옵션 요구에 시달리거나 이에 대비,현금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전환가격을 최대 60%까지 하향 조정했는 데도 현재 주가보다 두배 이상 높은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코스닥 기업들은 대부분 CB발행때 주가가 떨어지면 전환가격을 조정해주되 그 범위를 40~60%로 제한하고 대신 풋옵션을 주었다.

실제로 우영은 25일 주식전환에 따른 유통물량을 줄이기 위해 홍콩측 인수로자로부터 6백만달러 상당의 CB를 사들여 현재 소각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총 미전환사채 2천5백50만달러의 23%에 해당하는 수치다.

재매입가격은 사채권면 총액의 90%인 약 5백40만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영은 당초 3만4천원이었던 전환가격을 50% 할인,1만7천원대로 하향 조정했었다.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4천원대의 주가를 감안하면 우영의 사채인수는 홍콩측 풋옵션 요구에 의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럴 경우 회사의 유동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원텔레콤 코네스 케이디이컴 등도 이미 마지노선까지 전환가격을 하향 조정했지만 주가를 크게 웃돌고 있다.

케이디이컴 관계자는 "전환가의 추가조정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따라서 풋옵션 행사일이 도래하기 전에 할인된 사채를 매입하기 위해 매도자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초 5천만달러의 해외CB를 발행한 한글과컴퓨터의 경우 오는 28일께 3만5천원대의 전환가격을 조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최대 조정폭인 60%를 할인해도 8천원대의 현재 주가와는 차이가 커 향후 풋옵션압력 등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