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재벌의 현금흐름이 악화되면서 무수익여신이 증가해, 8개 주요 시중은행은 10조원 규모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WI카증권이 20일자 업종분석자료를 통해 전망했다.

이에 따라 WI카증권은 한국 은행주에 대한 ''비중축소''를 권고하고 유일하게 주택은행만 ''매수'' 의견을 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보유''로 하향조정했다.

주택은행은 수익자산의 대부분인 81%를 국공채, 소비자금융 등 ''안전지대''에 운용하고 있는데다 순자산비율이 높고 수익능력이 강해 상황이 악화되도 별로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됐다.

WI카증권은 "5대재벌을 제외한 나머지 재벌은 95년 이후 부채를 16% 늘린 반면 영업이익은 겨우 2% 키우는데 그쳤다"며 "이들 중견재벌의 현금흐름은 높은 경제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견재벌의 유동성이 점차 저하돼 10.7조원의 여신이 무수익자산이 될 수 있고, 여기에 신탁계정 전체에 채권시가평가를 적용할 경우 8개 은행은 추가로 10조원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해야한다고 예상됐다. WI카증권은 "은행들은 현재 13개 중견재벌 여신에 대해 0.5%의 대손충당금만 잡고 있으며 상당부분 여신에는 담보나 지급보증이 딸려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증권사는 이어 "기존 채권전용펀드는 신용보증 등 뒷받침이 돼 있어 은행에 손실을 주지 않겠지만 앞으로 점점 더 등급이 낮은 채권이 편입될 것"이라며 신규 채권전용펀드가 은행주에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WI카증권은 은행합병과 관련, 주택, 국민, 신한은행 등이 부실은행을 인수하게될 확률은 낮다고 관측했다. 우선 이들 은행에 외국인이 많은 지분을 갖고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택은행은 특히 뉴욕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어 정부가 부실을 안겨주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