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격언 중에 "쉬는 것도 투자"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이 격언이 실감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쉬고 있어서야 어느 세월에 돈을 벌겠느냐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많다.

물론 투자성향이 보수적인 사람은 쉬면서 지켜보자는 결정을 내리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손절매를 잘한 탓에 손실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다소 공격적인 개인 투자자들은 대세하락기에 손실규모가 커 이를 만회하기 위한 욕구로 쉽게 쉬지를 못한다.

연중 주가 상승기와 하락기간을 보면 상승기간은 길어야 2~3개월이다.

나머지 기간은 대개 하락기나 조정기간으로 채워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주가는 누군가가 사줘야 오른다.

그런데 모든 투자자가 한결같이 1년 내내 주식을 사들이기만 하고 팔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그래서 안전하게 수익을 내면서 투자할 수 있는 기간은 고작 2~3개월 정도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나머지 기간은 휴식기간으로 간주하고 팔짱을 끼고 있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주식투자에 관한 한 휴식을 취해야할 기간은 결코 짧지 않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은 거의 매일 주식을 사고 파는 일을 되풀이한다.

매매할 때마다 수익을 낸다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시장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가격의 급변동성으로 주가는 일정한 방향성을 갖지 않는 채 항시 출렁거린다.

수익을 내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벌어놓은 수익을 지키기도 쉽지 않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개인들이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대세 파악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매수시기 매도시기 그리고 휴식시기라는 3개의 기간을 정하지 못한다.

투자여부를 판단할 때 가장 먼저 선행돼야하는 것이 바로 대세파악이다.

지금 증시 여건은 어떠한가.

즉 증시의 수급은 해결되고 있는가,아니면 악화되고 있는가.

실물경기는 회복세인가 하락추세인가.

무역수지는 개선되는가 악화되는가.

물가와 금리는 내리는 추세인가 오르는 추세인가.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의 매수강도는 강해지는가 약해지는가.

개인들이 시장을 떠나고 있는가 아니면 너도나도 주식을 사겠다고 아우성인가.

해외증시는 회복하는가 하락하는가 등을 살펴 봐야한다.

전자는 매수시기가 되고 후자는 매도시기가 된다.

둘째 초기에 입은 손실을 빨리 만회해서 나가겠다는 조급증을 꼽을수 있다.

이는 경험부족에서 나온다.

그러나 실제로는 조급히 덤비게 되면 판단 착오가 빈번해져서 오히려 손실은 더 커져 간다.

이럴수록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통계적으로 보면 개인의 손실폭은 신기하게도 욕심과 미련의 양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셋째 돈을 매일 매일 굴려야 그만큼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많아 진다는 생각 때문이다.

다시 말해 "지금이 아니면 돈을 벌지 못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어 휴식기간을 잡지 못한다.

주식시장에서 항상 기회가 있다는 느긋한 마음가짐을 가져야한다.

주식시장은 평생 열리기 때문이다.

올 가을은 개인투자자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쓸쓸하게 느껴진다.

시장이 충분히 회복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그러나 이미 회복돼 버린 시장에 참여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느리다.

주가는 미리 반영된다는 속성을 고려해 지금처럼 암담할 때 유망한 종목을 조금씩 사서 긴 안목을 가지고 회복되는 시기를 기다려 보는 것도 좋은 접근자세다.

이미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 인베스트스폿(www.investspot.co.kr) 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