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증시는 종합주가지수가 50포인트 이상 대폭락하는 "블랙먼데이"가 나타났다.

"블랙먼데이"의 조연출자로 지목받고 있는 외국인들은 국내증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외국인들은 한마디로 "충분히 떨어질 요인이 있어 주가가 떨어졌다"며 "특단의 묘방이 없다면 추가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그런 한편에서는 "IMF 극복과정에서 너무 가파르게 오른 주가가 제 자리를 찾는 과정"이라며 "저가매수에 관심을 두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서울주재 외국계 증권사 조사 및 영업담당 임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와히드 버트 엥도수에즈 WI카증권 이사 =증시 수급이 무너진 상태에서 반도체 가격 약세, 유가폭등 등 악재가 잇따랐다.

여기에 ''대우쇼크''를 계기로 은행권의 심각한 부실상이 드러난 게 ''외국인 팔자''를 부추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악재들이 쉽게 해소되지 않는 한 500∼520선까지 밀릴 수도 있다고 본다.

그렇다고 외국인들이 쉽게 한국시장을 떠나진 않을 것이다.

최근 매도 비중이 가장 높은 삼성전자의 외국인 비중이 54%선 이하로 내려가지 않고 있다.

이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단지 비중을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그러나 상황이 너무 나빠서 언제 반등할지는 예측할 수 없다.

정부가 이번 사태 해결의 키를 쥐고 있다.

투명 경영대책과 구조조정 일정을 서둘러 내놓아야 한다.

◆ 빌 헌세이커 ING베어링증권 이사 =악재가 널려 있다.

특히 원유값 폭등은 세계 증시중 특히 한국증시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한국은 아시아국가중에서 유가영향이 가장 큰 나라다.

구조적으론 △정치불안 △구조조정지연 △기업 자금난 등의 악재가 있고 이런게 증시에 순차적으로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매수세력이 딱히 없어 500선까지 밀릴 수도 있다.

종합주가지수로 볼때는 이제 97년 상황으로 돌아왔다.

참을성 있는 투자자라면 ''사자''에 나설 때다.

폭락의 원인을 제공했던 반도체 D램가격도 4.4분기에는 오름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재료보유주는 물론 대형주도 이젠 가격메리트가 생겼다고 본다.

단타를 피하고 장기 투자에 나설 법하다.

정부는 흔들림없는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

그런 걸 외국인들은 지켜보고 있다.

◆ 주환 노무라증권 이사 =외국인들은 투자시 수익성보다는 리스크를 더 고려한다.

최근의 외국인 팔자는 거시경제 여건상 리스크가 불거지는 것에 대해 반응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체감경기는 IMF때보다는 더 얼어붙었다.

일단 종합주가지수 520∼530까지 하락할 수 있다.

주가를 떨어뜨린 악재들이 한꺼번에 좋아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조금씩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따라 정부가 당초 약속했던 구조조정의 고삐를 좀 더 조여야 한다.

외국인들을 다시 유도할 솔직하고 대담한 조치가 추진돼야 한다.

남궁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