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수급 부담에서는 벗어났지만 강한 상승추세로의 전환은 어려울 듯하다'' 14일 더블위칭데이(선물과 옵션의 동시 만기일) 영향으로 주가가 크게 출렁거린 것을 지켜본 증시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김석규 리젠트자산운용 상무는 "낙폭과대에 따른 가격메리트는 충분하지만 대형 악재가 즐비한데다 매수주체마저 사라져 상승세로 돌아서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장마감 무렵 저가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면서 가격메리트가 부각됐다.

그러나 이 역시 "단기반등을 노린 매수 성격이 짙다(최영권 동양투신 수석펀드매니저)"는 관측이 우세하다.

수급에 숨통이 트인 것은 사실이지만 유가상승,해외증시 불안,매수주체 부재등의 악조건을 고려할 경우 단기간에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다소 힘겹다는 분석이다.

◆더블위칭데이 영향=최근 세 차례의 더블위칭데이에 당일 주가는 하락했고 이튿날은 상승했다.

특히 지난 6월과 99년 12월의 경우 급반등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에는 급등세가 재현될 가능성이 적다고 내다보고 있다.

14일 32.42포인트 급락한 뒤 29포인트 가량 낙폭이 축소됐다는 점에서다.

다음날의 반등이 이날 선반영됐다는 지적이다.

손동식 미래에셋 펀드매니저는 "장마감무렵 비차익 프로그램매수세가 시장가로 나오면서 주가가 과도하게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가격메리트=향후 전망과 관련해 가격메리트가 생겼다는 점이 유일한 호재로 꼽히고 있다.

강인호 글로벌에셋 상무는 "연휴기간 미 증시에서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인텔등의 주가가 10% 이상 하락했다"면서 "이들 주가가 반등세로 돌아서면 국내 주가도 가격메리트가 부각되면서 매수세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와달리 대형주의 추세붕괴로 반등하더라도 일시적일 것이란 전망도 없지 않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통신등 핵심주도주가 차트상 하락추세로 완전히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즐비한 악재=증시의 심장을 찌르는 악재가 산적해 있다.

고공행진을 하는 국제유가는 정점논쟁에 휘말리고 있는 국내경기에 치명타를 가하고 있다.

"유가만 안정되면 주가반등폭도 클 것"(김석규 상무)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다.

7달러대로 하락한 반도체 D램가격은 삼성전자등 반도체 관련주의 뒷덜미를 잡고 있다.

나스닥지수 4,000 붕괴등 불안한 해외증시와 그에 따른 외국인 매도세는 투자심리와 수급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매수주체의 실종도 부담이다.

반도체주에 대한 외국인 ''팔자''는 언제 그칠지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투신권의 주식매수 자금은 말라붙고 있다.

일반인의 주식매수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은 7조원대로 연중최저치다.

◆투자전략=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보수적인 자세를 권고하고 있다.

그런 다음 유가추이와 해외증시 동향을 지켜본 뒤 투자여부를 결정하라는 조언이 많다.

또 정부가 조만간 내놓을 자금시장 안정대책이 시장에 어떤 반향을 불어올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이홍재 한국투신 주식2팀장은 "저점을 낮춰가는 하향 박스권 장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상승세 전환을 확인한 뒤 매수에 나서는 게 위험을 줄이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