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시장이 잘 성장하려면 꼭 필요한 조건이 있다. 연금에 충분한 자금이 꾸준히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다양한 상품이 서로 경쟁하고 국내외로 폭넓은 투자 기회를 잡을 수 있어서다. 각국이 퇴직연금 가입·납부율을 올리고 가입자 중간 이탈을 막으려 힘쓰는 이유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이 가장 높은 호주는 각종 인센티브와 규제를 적절히 섞은 퇴직연금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일단 세제 혜택이 크다. 가입자가 은퇴 전에 개인 퇴직연금인 ‘슈퍼애뉴에이션’을 통해 얻은 투자 수익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세율인 15%를 적용한다. 호주의 중간 소득구간인 4만5001~12만호주달러(약 3890만~1억380만원)에 적용하는 세율(32.5%)의 절반 이하다. 소득세율 최저구간에 적용하는 수치(19%)보다 낮다.
은퇴 후에 받는 혜택은 더 크다. 호주는 60세 이후부터 퇴직연금 수령을 선택할 수 있다. 가입자마다 자신의 슈퍼애뉴에이션 계좌에서 일정액을 받으면서 나머지 돈은 계속 펀드 등에 가입해 굴린다. 퇴직연금을 받는 동안 슈퍼애뉴에이션 계좌에서 발생한 투자 수익에는 아예 과세하지 않는다. 퇴직연금 수령액을 늘리는 효과를 낸다.
글렌 매크리아 호주퇴직연금협회 정책총괄(CPO)은 “젊은이에게 퇴직연금은 ‘당장 쓸 수 없는 돈’으로만 보이기 십상”이라며 “퇴직연금을 통해 노후를 대비하도록 유도하려면 세금 혜택 등의 당근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찍’도 쓴다. 호주의 퇴직연금은 강제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방법 등을 근거로 퇴직연금 가입, 납부를 세금과 같은 의무로 취급한다. 호주 국민으로 호주에서 일하는 18세 이상 근로자는 모두 퇴직연금에
우리 정부는 초고령화 시대에 대비해 사적 연금을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세제 혜택을 내놨다. 하지만 많은 직장인이 이런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제가 너무 복잡한 데다 공제 혜택 자체도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다.
연금저축계좌와 개인형퇴직연금(IRP) 세제 혜택이 대표적이다. 둘 다 5년 이상 돈을 넣어 노후에 연금으로 받는 구조다. 한도 내 납입금액에 대해 13.2%를 세액공제하는 혜택도 동일하다.
하지만 별도의 상품으로 존재해 금융 지식이 부족한 가입자들에겐 혼란을 준다. 가입 절차와 자금 운용 과정도 번거롭다는 비판을 받는다.
소득 수준에 따라 세금 혜택을 차별화하는 점도 가입자들의 불만이다. 현재 IRP와 연금저축은 총급여 5500만원을 초과할 때 연간 납입 금액으로 환급받을 수 있는 세액은 13.2%다. 총급여 5500만원 이하일 때는 환급 세액이 16.5%로 높아진다. 퇴직연금 수령 시 일정 금액을 넘으면 금융소득 종합과세가 되는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소득에 따른 공제율 차등화는 과도하다는 의견이 많다.
분리과세 연금소득 한도도 충분치 않다는 지적을 받는다. 현행 퇴직연금은 세액공제를 받은 연금 소득이 1200만원 이하면 저율 분리과세(3~5%)한다. 이런 분리과세 기준금액은 10년 넘게 1200만원으로 묶여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발표한 내년도 세법 개정안에서 연금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기준금액을 12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올린다고 밝혔지만 이 정도론 부족하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본부장은 “그간의 물가상승률과 퇴직연금 규모 확대를 감안할 때 2000만원 이상은 돼야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연 1800만원인 IRP 납입액 한도를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 귀환 기대가 컸던 화장품 관련주가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일본과 미국 등에서 선전하는 중소형 화장품주는 주가 조정기를 매수 타이밍으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화장품 투톱인 LG생활건강은 1.21% 내린 44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8월 고점 대비 각각 9.94%, 8.51% 하락했다. 중소형 화장품주인 브이티(-2.37%), 마녀공장(-5.83%), 클리오(-1.40%) 등도 이날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화장품주는 중국 정부의 관광 한한령 해제 이후 주가가 잠시 반등하기도 했으나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중국 이외의 시장 공략에 성공한 중소형 화장품주는 선전하고 있다. 브이티는 올해 1월 일본에서 출시한 신제품 라인업 ‘리들샷’이 인기를 끌면서 주목받고 있다. 9월 들어서만 주가가 37.28% 올랐다. 클리오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810억원)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미국과 동남아시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4%, 42% 증가하면서 실적을 주도했다. 클리오의 9월 주가 상승률도 30%가 넘는다.
중소형 브랜드의 입지가 확대되면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의 수혜도 예상된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