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바닥을 확인했을까.

지난 7월말 이후 줄기차게 하락하던 삼성전자가 25만원선에서 강력한 지지선을 형성한 후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내릴 만큼 내린데다 일부 외국계 증권사에서 긍정적인 보고서를 내놓은 결과다.

회사측도 비전 선포식 등을 통해 주가 하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6일 증시에서 삼성전자는 전날과 같은 25만7천5백원에 마감됐다.

막판 보합으로 밀리긴 했지만 장중 내내 26만원 이상에서 유지되는 등 강세를 보였다.

증권업계에선 반도체 경기사이클이 아직도 상승국면에 있으며 25만원을 전후해 저가매수세가 대거 유입된 점에서 이 가격대가 바닥권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가격 메리트 부각=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5일 장중 한때 25만1천5백원을 기록했다.

지난 7월13일의 장중 고점 39만4천원보다 36.4%나 하락한 것이다.

수익성과 펀더멘털 측면에서 25만원 수준의 주가는 저평가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순이익은 3조1천억원.올 한해 순이익은 6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수가 1억5천여만주이므로 주당순이익(EPS)은 4만원에 육박한다.

주가수익비율(PER)을 따져봐도 6.25배에 그친다.

또 세계 D램 반도체업계 3∼4위권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의 상대주가도 5분의 1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반도체 경기 및 가격=삼성전자는 이날 가진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인터넷 시장의 급성장 및 디지털미디어 제품군의 빠른 성장에 따라 D램 제품은 오는 2002년까지 공급부족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자체 분석을 토대로 반도체 투자규모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반도체 경기가 하락국면에 놓여 있다면 투자규모를 늘리겠느냐"고 말해 반도체 경기 상승을 확신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메릴린치증권은 "반도체 D램 현물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장기공급 계약가격은 8달러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증권사는 "삼성자동차 청산 및 반도체 현물가격 하락으로 인한 악영향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으며 최근의 주가조정은 반도체 가격 상승에 앞서 투자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 동향 및 주가전망=전병서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삼성전자를 판 주체는 1∼2개 펀드이며 종목교체가 매도의 배경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하지만 지난 3월 이후 삼성전자를 편입하기 시작한 대형 외국펀드는 매도 움직임을 감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3월 이후 외국인의 매수단가가 25만원 이상이기 때문에 25만원 아래에선 매도하기 어렵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대우증권은 펀더멘털 측면에서의 삼성전자 적정주가를 50만원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수급을 고려했을 때 당분간 25만∼30만원대 초반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메릴린치도 보고서에서 12개월 목표주가를 70만원으로 유지하고 매수의견을 견지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