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전후로 코스닥시장의 여건이 호전될 전망이다.

우선 추석때 풀린 자금이 증시로 유입돼 주가를 밀어올리는 소위 "추석효과"가 기대된다.

9월중 신규 공급물량이 적다는 점도 바닥탈출을 기대케 한다.

이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9월중 물량공급은 유.무상신주와 신규등록 주식을 다 합쳐도 4천여억원에 불과하다.

8월의 1조원에 비하면 절반이하로 물량공급이 줄어든다.

지난 1일 발표된 코스닥시장 안정대책도 확실한 수요진작책이 빠져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긴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체력 회복에 기여할 수 있는 재료다.

미국 나스닥지수가 4,000포인트를 회복해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코스닥시장이 주도주 부재, 매수주체 실종 등으로 약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것에 대비, 소외주에 관심을 기울여 볼만한 시점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소외주를 고르는 기준의 하나로 순자산가치를 제시한다.

주가가 주당 순자산가치를 밑도는 종목을 주시하라는 것.

주당 순자산가치란 기업의 자산에서 부채를 갚고 난뒤 주주에게 나눠줄 수 있는 금액을 말한다.

만약 기업이 당장 영업을 중지한다고 할때 주주에게 돌아가는 몫(청산가치)인 셈이다.

따라서 주가가 주당순자산가치보다 낮다는 것은 주가가 기업의 이론적인 청산가치에도 못미치는 "절대저평가"된 상태라는 얘기다.

코스닥증권시장(주)이 12월 결산법인 4백22개사의 지난 상반기 결산실적을 기준으로 주당순자산가치와 지난 1일의 주가를 조사한데 따르면 주가가 청산가치보다 못한 종목은 70여개사에 달한다.

특히 이중 주가가 주당순자산가치를 30%이상 밑돌고 있는 기업만도 33개사나 된다.

정보통신 인터넷 등 IT(정보기술)주에 가려 오랜 기간 소외된 기업이 대다수다.

업종별로는 건설 금융 등에 대거 포진해 있다.

대표적으로 동국산업 대아건설 동원개발 유진종합개발 삼일기업공사 등이 이런 부류의 기업이다.

창투사도 한국기술투자 한미창투 한솔창투 우리기술투자 등 10여개사나 포함돼 있다.

지난 상반기 벤처 주식을 매각, 엄청난 이익을 냈지만 주가에는 별로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업별로는 동국산업이 가장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주가(종가기준)는 3천6백10원으로 주당순자산가치(2만2천11원)의 16.4%에 불과했다.

신원종합개발 무림제지 그랜드백화점 등도 20%대에 그치고 있다.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대형주중 아시아나항공과 기업은행의 경우도 주가는 주당순자산가치의 4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코스닥증권시장(주)의 박성래 과장은 "코스닥 증시침체와 투자자의 무관심으로 주가가 밑바닥까지 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 기업중엔 최근들어 완만하게나마 상승세를 타고 있는 곳이 많다.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한때 2천원선마저도 위협받았지만 지금은 3천원 근처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외국인이 실적이 호전된 가치주를 매입하면서 이 종목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

창투사도 정부의 벤처기업 육성책과 M&A(인수합병) 활성화 방안 등에 자극받아 주가와 주당순자산가치의 갭(gap)을 상당부분 줄이고 있다.

한솔창업투자의 경우 지난 8월24일 5천6백60원이던 주가가 1주일만인 지난 1일에는 6천5백70원으로 16%나 뛰었다.

한국기술투자 한림창업투자 등도 청산가치를 웃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 기업은 주가가 밑바닥에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호재성 재료가 주어진다면 가파른 상승세를 탈 수 있는 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물론 장기소외주에 투자할때는 신중해야 한다.

전형범 LG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오랜기간 투자자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기 때문에 뚜렷한 매수주체가 없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즉 주가상승에 필요한 내적인 상승엔진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얘기다.

전 선임연구원은 "그렇기 때문에 시가총액 비중이 높고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만을 선별적으로 투자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또 신원종합개발과 국제종합건설처럼 관리종목에 편입돼 있는 종목은 가급적 피하는게 바람직하다는게 거의 모든 전문가의 의견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