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관계사들의 보유주식 매각이 잇따르면서 스위스계 CSFB증권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현대 관계사들이 대량 매물을 내놓으면 어김없이 CSFB창구에서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전자가 지난달 세 차례에 걸쳐 매각한 한통프리텔 지분과 현대중공업이 처분한 현대전자 주식의 경우 매도창구는 서로 달랐지만 매수창구는 모두 CSFB증권이었다.

또 CSFB는 단순 중개역에 그치지 않고 현대가 매도한 지분의 상당수를 자체 계좌에 보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는 CSFB가 현대투신 등에 자본 참여키로 한 미국의 AIG에 이어 현대의 또다른 우호세력으로 등장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물론 양측은 모두 "매도자와 매수자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강조한다.

현대전자 관계자는 "굳이 CSFB를 창구로 선택한 이유는 이 회사가 워낙 다양한 상품을 갖고 있다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CSFB가 기업금융쪽에 강하고 상당히 유연한 영업전략을 갖고 있어 원하는 상품을 고르기가 편해 CSFB를 잡았다는 것.실제로 현대중공업이 판 현대전자 지분에 대해서는 3년 후 일정한 수익이 났을 때 이를 반분키로 했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그는 또 한번 거래를 튼 경우 이를 유지하는 게 다른 회사로 옮기는 것보다 편리하다는 점도 CSFB와 계속 거래를 하게 만든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여서 현대와 CSFB의 거래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주목된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