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예산처가 29일 발표한 ''기금운용 평가결과''는 한해 국가예산의 2배가 넘는 거대한 공룡인 각종 기금에 대해 제도시행 40년만에 처음으로 운용실태를 평가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예산은 국회에서 심의하고 감사원이 집행결과를 수시로 들여다 보지만 기금은 사실상 치외법권 지대였다는 지적이 있었다.

더구나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도 운영계획 등을 보고하는 공공기금과 달리 기타기금은 각 소관부처에서 장관재량으로 폐쇄적으로 운영돼 왔다.

첫 평가가 내려졌지만 평가 개선점도 많다.

무엇보다 각 기금에 대해 상대평가를 하지 않고 절대평가를 내세워 기금별 운용실태에 대한 우열을 내리기 어렵다.

또 기금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26개에 대해서는 실사와 서류평가가 병행됐지만 나머지 중소형 36개는 서류평가만 이뤄졌을 뿐이다.

그렇지만 기획예산처가 각 부처와 기금관리공단의 반발을 무릅쓰고 평가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공룡''의 건강을 정기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첫 단추는 채운 셈이다.

기획예산처는 지난 2월이후 7개월동안 평가작업을 벌였으며 평가단에는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에서 활동중인 3명의 전문가를 포함, 평가단에 대한 내부감시 체제도 갖췄다.

문제는 개선안 마련과 시행이다.

평가결과에서 드러난 수많은 문제점에 대한 개선방안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기금별 사업운영, 관리조직과 자산관리 등에 대한 우열 등을 매기는 작업이 필요하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