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백20조원의 향방을 주목하라''

단기부동자금의 향배는 금융권은 물론 증시에도 지각변동을 일으킬 전망이다.

물론 당장 9월부터 2백20조원 모두가 이동할 것으로 보는건 무리다.

그러나 대부분 전문가들은 적어도 1백조원 가량은 올해안에 새로운 투자처를 찾거나 만기를 바꿀 것으로 예상한다.

1백조원은 현재 투신사 수탁고의 3분의 2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특히 단기부동자금이 증시로 흘러들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선 아직까지 고개를 가로젓는 사람이 많다.

현재 증시여건이나 투신사에 대한 신뢰도를 감안하면 부동자금이 쉽게 증시로 방향을 틀기는 힘들 것이란 이유에서다.

그러나 시장금리는 물론 은행예금금리도 내리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같은 가능성을 배제하기도 어렵다.

특히 작년의 경우 한달에 10조원 이상이 주식형 펀드로 몰린 경험도 있다.

일부에서 증시의 ''9월 유동성 장세''를 점치는 것도 이같은 근거에서다.

◆ 부동자금 얼마나 되나 =지난 7월말 현재 2백20조여원에 달한다.

각 금융기관에 들어 있는 만기 6개월 미만 자금을 감안하면 그렇다.

정확히는 총 2백19조9천8백13억원이다.

은행의 수시입출식예금(MMDA 포함)이 96조2천8백88억원으로 가장 많다.

은행저축성예금 3백35조8백37억원중 만기 6개월 미만인 예금도 46조9천억원에 달한다.

이밖에 △투신사 MMF 32조8백15억원 △은행 요구불예금 22조9천4백62억원 △종금사 수신 12조5천52억원 △증권사 고객예탁금 9조2천3백96억원 등도 부동자금에 포함된다.

◆ 부동자금 이동조짐 있나 =대우사태이후 지난 6월까지 시중자금은 제2금융권에서 1금융권으로, 부실은행에서 우량은행으로 움직였다.

투신사 수탁고는 작년 8월이후 줄곧 감소, 1년 사이에 1백조여원이 줄었다.

종금사 수신도 작년말 2백10조원에서 지난 7월말에는 12조5천52억원으로 줄었다.

투신사와 종금사에 예치된 돈은 비교적 고수익을 노리는 점이 특징이다.

여기에서 빠져 나온 돈이 70% 이상 단기부동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은행은 내년 시행예정인 예금보호한도 축소란 요인에 의해서만 30조원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감안하면 줄잡아 1백조원이 올해말까지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 증시로 자금이 올까 =현재까진 부정적이다.

투신사 수탁고가 늘고 있지만 주식형은 아니다.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30조원마저 붕괴된 상황이다.

고객예탁금도 9조원을 밑돌고 있다.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지만 아직까지는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이를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기 전에는 증시로 자금이 돌아온다고 예단할수 없다(강성모 동원경제연구소 팀장)"는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될 변수가 있다.

바로 금리하락과 정부 정책이다.

시장금리는 이미 연중 최저치행진을 하고 있다.

은행들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예금금리를 인하하는 추세다.

"일정수준 이하로 금리가 하락할 경우 자금이 증시로 몰리는건 당연지사(김경신 대유리젠트증권 이사)"라는 분석도 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