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의 바닥은 어디인가''

코스닥 시장이 계속 가라앉고 있다.

반등시점이 됐다 싶은데도 무기력하게 되밀리기 일쑤다.

세종하이테크에 이은 테라 주가조작 사건까지 겹쳐 분위기 반전을 어렵게하고 있다.

이에따라 시장 일각에서는 지수대 만으로 바닥권을 거론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매매패턴이나 테마의 흐름이 균형을 잡지못하면 추가조정은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패를 거듭한 바닥권 확인=코스닥 시장은 최근 세차례에 걸쳐 바닥권 확인을 시도했다.

지난달 28일 114.45까지 밀렸던 코스닥지수는 이달 3일 126.51까지 오르면서 바닥탈출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다.

그러나 주가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9일(119.07)과 16일(118.66)의 반등시도도 마찬가지로 무기력했다.

이 과정에서 기술적으로 좋지 않은 징후만 나타났다.

반등 때 기록된 지수가 하향추세선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바닥확인의 전제 조건들=동원증권 동향분석실의 정동희 연구위원은 △대박을 좇는 투기적인 매매패턴 △과도한 매매회전율 △액면분할로 주가가 오르는 착시현상 등을 꼽았다.

시장이 건강성을 회복한 뒤라야 바닥확인도 가능하다는 것.정 위원은 최근 투기성 시장 접근을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A&D(인수후 개발) 관련주를 지목했다.

A&D는 기업변신을 통해 투자자산의 자본차익을 거두는 게 핵심.창투사의 속성과 비슷하다.

그러나 주가흐름은 판이하다.

A&D 종목 중 유통물량이 적은 일부종목은 짧은 기간안에 수십배까지 오르며 ''대박신화''를 부추기고 있다.

매매회전율도 바닥확인 때 필요한 조건이다.

지난 주말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은 57조원으로 거래소시장(2백65조원)의 22% 수준.지난주 거래소 일평균 거래대금(2조5백91억원)과 시가총액을 감안한 코스닥 거래대금은 4천3백50억원이지만 실제는 1조8천3백19억원에 달했다.

정 위원은 "어떤 코스닥 기업은 하루에 한번 주인이 바뀌기도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적정한 기업가치를 표시해주는 주식시장 기능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시장이 건강해져야 상승 모멘텀이 생긴다는 점에서 액면분할 등 주가 착시현상도 시정돼야 한다.

정 위원은 "올들어 액면분할 기업은 거래소는 28개,코스닥은 1백7개이며 이달중 무상증자도 코스닥은 1조원대이나 거래소는 1백5억원에 불과하다"며 "이는 액면분할과 무상증자는 코스닥시장에서 재료로 더 잘먹혔기 때문에 비롯된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상승 모멘텀은 실적주 부각=바닥 도달을 확인하는 리트머스지가 시장의 정직성 확보인 만큼 상승모멘텀은 실적호전주의 부상에서 찾아야한다는 지적이 많다.

신영증권 노근창 코스닥팀장은 "코스닥시장이 바닥을 헤매는데는 수익기반이 취약한 닷컴주나 추가투자가 필요한 통신주 등의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하락세를 지속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실적호전주들이 이들을 밀어내고 시가총액 상위를 차지하는 때가 상승모멘텀이 된다는 주장이다.

노 팀장은 "대략 상위 50개중 10개 정도가 자리바꿈을 하면 추세전환도 기대해볼만하다"고 덧붙였다.

불확실성이 덜한 실적호전주들의 시가총액이 커지면 기관이나 외국인들도 포트폴리오를 위해 다시 매수의 손길을 뻗칠 것이라는 점에서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