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용품 생산업체로 제3시장에 지정(상장)돼 있는 꼬까방이 최종 부도를 내 14일부터 매매가 정지됐다.

비더블유텍에 이은 꼬까방의 부도는 가뜩이나 거래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3시장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증권업협회는 비더블유텍 주식을 14일부터 28일까지 거래토록 하고 29일 퇴출시키기로 한 것과 마찬가지로 꼬까방에 대해서도 일정기간 정리매매후 지정취소할 방침이다.

◆석연치 않은 부도=꼬까방은 지난 11일 신한은행 천호동 지점에 만기 도래한 4천2백만원 규모의 어음을 다음날인 12일까지 막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됐다.

코스닥증권시장 제3시장팀은 꼬까방의 좌초가 비더블유텍 부도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표태곤 꼬까방 대표는 비더블유텍 표진갑 대표와 인척간이다.

지분 관계는 없지만 자금면에선 무관치 않아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부도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적지 않다.

꼬까방은 지난달 31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주당 1천원(액면가 5백원)에 56억원을 납입받았다.

따라서 증자후 보름도 채 안된 시점에서 4천여만원을 막지 못했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

증자에는 LG투자증권 (주)새한염공 (주)목련 등 법인 3곳과 넥스텔의 김성현 사장,핸디소프트의 안영경 사장 등 10명이 개인 자격으로 참여했다.

주금 납입처와 주식 매매동향도 의혹투성이이다.

증자물량 변경지정을 위해 꼬까방이 코스닥증권시장측에 보고한 내용에는 유상증자 주금납입처가 한빛은행 천호지점이다.

그러나 정작 한빛은행 천호지점은 주금납입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게다가 2백,3백주에 그치던 거래도 비더블유텍 부도 이후 갑작스레 늘기 시작,부도 전날인 11일 9만4천주를 기록했다.

내부자 거래 혐의가 짙다는 주장이다.

증권업계는 부도가 석연치 않은 데다 부도 이후 대표와 자금담당자가 종적을 감춰 의도된 부도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위기의 제3시장=제3시장이 비더블유텍 꼬까방 등 지정(상장)기업의 잇따른 부도로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상대매매,취약한 매수기반,계속되는 주가하락 등으로 투자자들의 관심끌기에 실패한 상황에서 부도까지 겹침에 따라 시장 존립기반마저 위태로워졌다는 지적이다.

제3시장에서 첫거래가 이뤄진 것은 지난 3월29일.66억원어치의 주식이 매매됐다.

당시 지정종목이 4개에 불과했음에 비춰 작지 않은 규모였다.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지정기업은 1백9개로 늘어났지만 거래대금은 하루 10억원에 턱없이 못미친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공모 등으로 확보한 지분을 처분하기 위한 장소로 제3시장이 이용되고 있어 주가 상승이 사실상 힘들다"며 "경쟁매매가 아닌 상대매매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져 투자자들의 접근이 쉽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정기업들의 부도는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성장성을 염두에 두고 매수에 나서려던 얼마안되는 투자자들마저 시장참여를 꺼리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증권사 제3시장 담당자는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곳들이 어딘지를 묻는 문의가 많다"며 "이런 상태라면 당분간 매수기반은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