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3일 거래량은 사상최대였다.

반면 거래소시장에서는 거래대금이 연중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126.51로 4.6%나 올랐다.

거래소의 종합주가지수는 반대로 0.8% 하락했다.

적어도 이날만큼은 코스닥시장이 거래소의 시황에 연동돼 움직이는 종속변수가 아니었다.

오히려 거래소시장이 거래 부진속에 약세를 보인게 상대적으로 코스닥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하는듯한 양상이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거래소 약세,코스닥 강세가 우연히 나타난 것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우선 코스닥시장의 조정폭이 거래소시장보다 훨씬 컸고 먼저 진행됐다는 점에서 코스닥 선(先)상승론이 무게를 얻는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반도체경기논쟁 △경기논란 △자금시장 불안 등 악재의 영향력이 거래소시장에 훨씬 강하게 미칠 것이라는 점을 꼽는다.

확실하게 바닥을 확인하고 반등하고 있는 코스닥시장과는 달리 거래소시장은 외국인의 대형주 매도와 1조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수잔고 등에 발목이 잡혀있다는 것도 주요 요인중 하나다.

개미들이 거래소시장의 매물압박을 피해 대거 코스닥으로 이동하면서 ''거래소약세·코스닥강세''라는 상반된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

실제로 거래소시장의 개인투자자 매매규모가 2일 1조4천억원에서 3일 1조2천억원으로 줄어든 반면 코스닥시장의 개인거래 규모는 2조4천억원에서 2조8천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코스닥시장은 외국인과 기관 비중이 5%도 안되는 개인투자자들의 시장이다.

선물 동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

물론 외국인과 기관이 한통프리텔 한솔엠닷컴 새롬기술 등 지수관련 대형주를 매매한다는 점에서 보면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존재이긴 하다.

그러나 한통프리텔은 고점대비 20% 수준이고 새롬기술은 거의 10%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이미 떨어질 만큼 떨어져 반등 여지가 크다는 얘기다.

또 자금시장의 불안이 가중되면서 코스닥종목들이 거래소종목보다 상대적으로 현금흐름이 좋다는 평을 받고 있기도 하다.

신영증권 노근창 코스닥팀장은 "코스닥지수가 나스닥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큰 폭으로 오르는등 확실히 반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옥석을 구분하지 않은채 무차별적으로 떨어졌던 게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스닥 대망론을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 많다.

당장은 거래소에 쏟아지고 있는 소나기를 피하기 위한 피난처 정도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주도주와 투자주체의 부재 등 고질적인 악재가 아직 해소될 기미가 없다는 점에서 그렇다.

한 증권전문가는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들의 대형주 매매가 어느정도 안정되고 프로그램 매수잔고가 해소될 때 까지 코스닥시장이 상대적으로 활기를 띨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코스닥시장 역시 개인투자자 중심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는 만큼 신중한 자세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