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의 현실에 맞게 설계된 스톡옵션(stock option) 표준모델이 처음으로 완성됐다.

상장사협의회 증권거래소 증권업협회와 금융기관 학계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스톡옵션표준모델제정위원회는 스톡옵션 표준모델을 제정,2일 공개했다.

이 모델은 강제성은 없지만 증권유관기관이 공동으로 채택한 권고안이고 정부도 정착을 위한 정책·행정적 노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영향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스톡옵션표준모델제정위원회는 현재 대부분 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는 스톡옵션 제도는 경영자의 능력과 관계없는 주가상승분,즉 경제전체의 평균적인 상승분까지 보상해주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표준모델에서는 스톡옵션이 ''공짜''로 전락하지 않고 진정으로 회사의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하자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주가가 올라도 종합주가지수나 동업종 주가지수보다 높지 않으면 보상을 해줄 필요가 없다는 논리는 그래서 제기된다.

또 주가만 지표로 삼지 말고 회사나 사업부별 목표를 보상의 기준으로 활용하자는 제안도 같은 차원이다.

영업부 직원의 노력과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으로는 회사의 주가보다는 시장점유율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표준모델은 또 주가나 경영지표의 달성정도를 가지고 보상의 수준도 달리하자고 주장한다.

달성정도에 따라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수가 늘거나 줄어들도록 하고 행사할 수 있는 시기를 조절하는 등의 방법을 제안했다.

△고정부스톡옵션=스톡옵션을 행사할 가격과 수량을 고정적으로 정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현재 자사주식 가격이 2만원인데 ''3년후에 2만5천원에 1만주를 살 수 있는 권리를 준다''는 식의 단순한 구조다.

이런 단순구조는 크게 두가지 문제를 안고있다.

개인의 노력과 상관없는 주가상승분을 차감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표준모델에서는 스톡옵션을 몇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행사하도록 하는 게 적합하다고 밝혔다.

△주가지수연동스톡옵션(Indexed Stock Option)=주식시장 전체나 특정업종 전체의 활황으로 인한 주가상승분을 분리해 내는 방식이다.

예컨대 동종업종 주가가 평균 20% 상승했는데 자사 주식은 30% 상승했다면 행사이익은 10%만 향유하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상대평가형인 셈이다.

△경영지표연동스톡옵션(Performance-based Stock Option)=기업 전반을 책임지는 최고경영자(CEO)는 주가로 성과를 측정하는 게 합리적이다.

그러나 특정사업부만을 책임지고 있는 본부장의 경우 EVA(경제적부가가치) ROE(자기자본수익률) 등 사업본부 성과측정치와 주가를 병행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도입가능한 것이 바로 경영지표연동스톡옵션이다.

예를 들면 일선 직원의 경우 행사기간을 경영지표에 연동시켜 이런 계약을 설계할 수 있다.

△주가지수와 경영성과지표에 동시에 연동된 스톡옵션=성과연동형의 복합판이라고 할 수 있다.

주가와 경영지표를 동시에 기준지표로 삼는 것으로 사업본부장급에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