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휘청거리고 있다.

반도체 경기 정점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면서 외국인이 대거 "팔자"에 나서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도공세에 따라 추가하락할 가능성은 배제할순 없지만 대세하락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24일 증시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만7천원(7.8%) 하락한 31만9천원에 마감했다.

외국계 증권사로부터 매물이 지속적으로 흘러나와 장중내내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큰폭으로 미끄러졌다.

이날 주가는 60일 이동평균선인 33만8천원을 아래로 뚫고 내려온 것이며 1백20일 이동평균선인 31만5천원에 바짝 다가선 것이다.

지난 13일 사상최고가인 39만4천원과 비교하면 6일동안 20%이상 하락했다.

하늘을 찌를 것 같던 삼성전자가 이처럼 비틀거리는 것은 이달들어 미국에서 제기된 반도체 경기정점 논란 때문이다.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의 반도체담당 애널리스티인 조나단 조셉은 "반도체업체들의 설비투자증가 핸드폰등 반도체 수요제품의 판매둔화등으로 향후 6~9개월동안 반도체 경기가 꺾일수 있다"고 주장했다.

메릴린치증권도 반도체 성장율이 사상최고치에 달해 반도체 경기가 정점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분석이 나오면서 인텔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램버스등 미국의 대표적 반도체주가 급락세로 돌아섰으며 일본 대만등의 아시아 반도체주도 약세로 돌아섰다.

한국의 경우 외국인이 지난 14일부터 5일동안 85만주(3천억원 어치)나 매도하며 하락세를 부추겼다.

지난 주말에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무려 5.55%나 하락했다.

동원증권은 외국인의 매도공세와 기술적 추이로 봤을때 삼성전자가 추가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37만~38만원대에 매수한 외국인의 경우 로스컷(Loss Cut,손절매)에 나설수도 있어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질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국내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현재의 상황이 외국인의 과잉반응 성격이 강하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진영훈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반도체 특히 D램의 경우 공급에 의해 수급이 결정되는데 세계적으로 공급부족현상은 2002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95년 하반기 반도체 경기가 정점에 달했을때 삼성전자 주가는 불과 한달앞서 최고가를 기록했다"며 "삼성전자의 상승추세는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우동제 현대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경우 반도체 주가가 올들어 3백%이상 상승한데 비해 삼성전자의 상승률은 50% 수준에 불과하다"며 "삼성전자의 설비투자가 활발하고 시장장악력이 향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돼 매수의견을 유지한다"고 제시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