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이 지나간 자리는 순식간에 황무지로 변한다.

그런 잿더미 속에서도 풀은 다시 싹을 내민다.

아무리 거센 화마(火魔)도 풀뿌리가 간직하고 있는 생명력을 뺏지 못하는 한 돋아나는 풀을 막을 재간이 없다.

한동안 어수선한 분위기를 피하기에 바빴던 시장참가자들도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있다.

수급상황이 나빠지고 투자심리가 취약해져도 기업내용을 해치지 못한다면 주가도 풀처럼 다시 돋아나곤 한다.

숲만보고 달리면 우루루 몰려다니기에 바쁠뿐 실속이 없다.

가뭄에도 성장을 멈추지 않는 나무가 시장의 관심을 모은다.

허정구 기자 hu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