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공모주 시장이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아직까지 등을 돌리지 않고 있으나 기관투자가들의 태도는 완전히 달라졌다.

기관들은 지난 5월만해도 발행회사가 제시한 희망가격의 최고 두배까지 주고 주식을 받아갔다.

하지만 이달들어서 가격을 절반이하로 후려치기 일쑤다.

다음주에 코스닥 공모주 청약을 실시할 예정인 페타시스 국순당 오리엔텍 서울제약 등의 수요예측(기관대상 예비청약) 결과가 그렇다.

공모가격의 급락으로 코스닥 등록심사청구 이전의 초기단계에서 지분을 출자한 창업투자회사나 벤처캐피털도 이제는 투자손실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주식공모시장의 찬바람은 벤처기업의 자금조달에 악영향을 미쳐 앞으로 벤처산업 전체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급락하는 공모가 =옥션 네오위즈 한국정보공학 등 액면가의 80-3백50배에 주식을 공모한 기업들의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지면서 코스닥 등록을 추진중인 기업들이 엄청난 타격을 받고 있다.

우선 공모가가 회사측에서 제시한 희망가보다 낮게 나오고 있다.

때문에 기업들은 희망가를 기준으로 작성했던 사업계획을 축소조정하고 있다.

신한증권을 주간사 증권회사로 공모주 청약을 실시하는 오리엔텍은 공모희망가를 기준으로 자금조달 계획을 세워 장비도입 계약을 마쳤다.

공모희망가는 3만원(액면가 5천원)이었다.

그러나 수요예측때 가중평균가격이 1만1천1백원으로 나와 공모가를 낮추는게 불가피하다.

<> 위축되는 벤처투자 =한미열린기술투자 인사이트벤처(옛 대구창업투자) 등은 지난 2월 국순당 8만8천주(액면가 5백원)를 주당 1만8천원에 투자했다.

출자후 실시된 무상증자를 감안하면 주당 가격은 1만2천원.

회사측은 이를 감안해 1만5천원의 희망가격을 제시했다.

하지만 수요예측에서 기관들은 9천원을 불렀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 공모가격은 이보다 크게 높아지기 어렵다.

한강구조조정기금과 산업은행이 출자전환 형태로 지분참여한 페타시스도 비슷하다.

이들의 출자전환가격은 주당 4천원(액면가 1천원 기준)이다.

그러나 이 회사의 가중평균가격이 4천2백원으로 나온 점을 감안할 때 투자수익률이 시원치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4월 피케이엘 17만주를 주당 4만원(액면가 5천원)에 인수한 무궁화구조조정기금도 당분간 투자수익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의 공모희망가는 5만원(액면가 5천원)이지만 수요예측결과 가격이 낮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장외기업에 초기투자한 기관투자가들의 수익률이 낮아질 경우 엔젤투자자의 벤처투자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창투 등은 이미 벤처투자를 대폭 줄였다며 펀딩을 하지 못해 문을 닫는 벤처기업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창투 등의 벤처투자 축소는 개인 투자자들의 프리코스닥 기피로 이어져 ''벤처대란''을 몰고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