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5년 10월말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일가"

반도체주가 연이틀 폭락세를 거듭했다.

20일 삼성전자는 전날에 비해 4.17%나 떨어진 34만5천원에 마감됐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13일,38만8천원)한지 4일만에 11.08%가 하락했다.

현대전자는 이날 무려 10.81% 급락했다.

아남반도체는 하한가로 내려꽂혔다.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를 합한 싯가총액비중이 23%에 달해 두 종목의 폭락세는 종합주가지수를 사정없이 끌어내렸다.

반도체주 폭락세는 최근 미국에서 반도체경기 논쟁이 불거져 나오면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에 대해 1천84억원(31만주)을 순매도했다.

현대전자,아남반도체도 각각 68억원, 45억원을 순매도했다.

<>미국발 반도체 경기논쟁 =최근 미국의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과 메릴린치증권에서 내놓은 반도체관련 투자의견이 불씨였다.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의 반도체업종 애널리스트인 조나단 조셉은 "반도체업체들의 설비투자증가,핸드폰등 반도체수요제품의 판매둔화등으로 향후 6~9개월후 반도체경기가 꺾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1일엔 메릴린치증권에서 반도체시장의 성장율이 사상 최고치에 달했고 반도체 공급금액도 사상 최대치여서 반도체경기가 정점에 달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Overweight)에서 중립(Market Performance)으로 하향조정했다.

<>반도체경기 둔화를 논하기엔 이르다 =국내 반도체업종 담당분석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의 전병서 연구위원은 "메릴린치증권의 경우 반도체업종 담당자가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한게 아니라 시황담당자가 제시한 내용"이라며 "메릴린치증권 반도체담당 분석가가 이내 반박했다"고 말했다.

전 위원은 특히 "최근 반도체시장의 증가율은 최고치이나 반도체공급금액은 2002년께나 가서야 사상최대에 이를 전망"이라며 "반도체경기둔화를 말하기엔 시기적으로 너무 이르다"고 강조했다.

국내 반도체주를 내다파는 외국인도 장기투자 펀드가 아니라 주로 단기투자 외국인들이 많다는 것이다.

SK증권 리서치센터의 전우종 팀장은 "계절적으로 7월하순~8월초는 대형 미국 PC업체들의 휴가기간이어서 반도체 비수기다"며 "9월,10월,11월로 접어들면 PC수요가 늘어나 반도체가격이 상승세를 탄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점때문에 D램 국제현물가격의 오름세가 몇일간 주춤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가을 성수기 반도체가격 상승을 앞두고 PC업체들이 미리 반도체 재고를 4주일분까지 확보해 둔 것도 반도체가격이 주춤거리고 있는 이유로 들었다.

<>지난 95년 10월말과는 다르다 =전병서 연구위원은 "95년의 경우엔 반도체시장 성장률과 공급금액이 사상최대치에 달해 경기가 곧바로 꺾였으나 지금은 확연히 다르다"고 분석했다.

전우종 팀장도 "일반적으로 반도체경기하강은 반도체 수요세가 꺾이고 공급이 대폭 늘어나면서 시작된다"며 "지금은 그런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결국 반도체 경기싸이클상 호황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