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공모주 시장이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아직까지 등을 돌리지않고 있으나 기관투자가들의 태도는 완전히 달라졌다.

기관들은 지난 5월말해도 발행회사가 제시한 희망가격의 두배까지 제시했었다.

하지만 이달들어서는 가격을 절반이하로 후려치기 일쑤다.

다음주에 코스닥 공모주 청약을 실시할 예정인 페타시스 국순당 오리엔텍 서울제약등의 수요예측(기관대상 예비청약) 결과가 그렇다.

공모가격의 급락으로 코스닥등록심사 청구 이전에 지분을 출자한 창업투자회사나 벤처캐피탈도 이제는 투자손실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주식공모시장의 찬바람은 벤처기업의 자금조달에 악영향을 미쳐 앞으로 벤처산업 전체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위축되는 벤처투자 =한미열린기술투자 대구창업투자 등은 지난 2월 국순당 8만8천주(액면가 5백원)를 주당 1만8천원에 투자했다.

출자후 실시된 무상증자를 감안하면 주당 가격은 1만2천원.

회사측은 이를 감안해 1만5천원의 희망가격을 제시했다.

하지만 수요예측에서 기관들은 9천원을 불렀다.

현재 상황으로볼 때 공모가격은 이보다 크게 높아지기 어렵다.

등록후 주가가 급등하지 않는한 초기투자한 창투까지도 손해를 봐야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강구조조정기금과 산업은행이 출자전환 형태로 지분참여한 페타시스도 비슷하다.

이들의 출자전환가격은 주당 4천원(액면가 1천원기준)이다.

그러나 이 회사의 가중평균가격이 4천2백원으로 나온 점을 감안할 때 투자수익률이 시원치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4월 피케이엘 17만주를 주당 4만원(액면가 5천원)에 인수한 무궁화구조조정기금도 당분간 투자수익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의 공모희망가는 5만원(액면가 5천원)이지만 수요예측결과 가격이 낮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장외기업에 초기투자한 기관투자자들의 수익률이 낮아질 경우 엔젤투자자의 벤처투자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창투 등은 이미 벤처투자를 대폭 줄였다며 펀딩을 하지못해 문을 닫는 벤처기업이 잇다를 것으로 전망했다.

<> 사업계획축소 불가피 =신한증권을 주간사 증권회사로 공모주 청약을 실시하는 오리엔텍은 공모희망가를 기준으로 자금조달 계획을 세워 장비도입 계약을 마쳤다.

공모희망가는 3만원(액면가 5천원)이었다.

그러나 수요예측때 가중평균가격이 1만1천1백원으로 나와 공모가를 낮추는게 불가피하다.

이에따라 당초 예상했던 금액의 절반정도의 공모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증권 인수팀 관계자는 "자금조달이 제대로 안되면 장비도입 계약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주간사도 고민이다 =개인배정분에 대한 대행증권사가 한군데도 없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실례로 오리엔텍의 경우 공모가격이 가중평균가격인 1만1천1백원 근처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렇게 되면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물량을 배정받지 못한다는게 신한증권 인수팀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행 제도상 공모가보다 20%이상 높은 가격을 써낸 기관은 물량배정에서 제외되는데 17개 증권사가 1만5천원을 적어냈고 2개 증권사는 2만6천원을 적어냈다는 것이다.

신한증권 관계자는 "소형증권사 혼자서 고객배정분을 감당하기는 무리"라고 걱정했다.

서울제약의 주간사를 맡은 메리츠증권은 이 때문에 물량배정에서 아예 3투신을 제외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서울제약의 공모희망가는 2만5천원(액면가 5천원)이지만 가중평균가격은 1만5천8백원이다.

한투 대투 현투 등 3투신이 1만5천원~1만5천1백원을 써내는 바람에 가중평균가격이 낮아졌다.

하지만 대행증권사 자격으로 청약한 증권사들은 2만5천원을 적어낸 곳이 많았다.

김성태 메리츠증권 기업금융팀 이사는 "공모가를 2원~2만5천원 사이에서 결정하고 3투신을 청약에서 배제시킨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청약단 구성을 못하느니 3투신을 배제하는게 낫다고 그는 덧붙였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