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금리 하락, 은행 구조조정 등으로 시중 부동자금이 은행에서 증시로 이동할 요인은 많지만 실제로는 별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금융.기업 구조조정 지연 등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여전한데다 수급악화, 해외시장 불안 등 증시대내외 여건도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부 자금은 저금리를 이기지 못하고 투신사로 이동하고 있다.

하지만 비과세펀드 MMF(머니마켓펀드) 등 주식매수와 직접 관련없는 상품으로만 움직이고 있다.

이달들어 지난 15일까지 투신사 수탁고는 6조9천억원 늘어났다.

수탁고 증가분은 MMF가 대부분이다.

비과세펀드 예약분(2조2천억원)을 포함해 MMF는 이달중 7조6천억원이 늘어났다.

채권형펀드가 2천억원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식형펀드(하이일드펀드 포함)에서 1조원이상의 자금이 투신권을 빠져 나간 셈이다.

최근 투신사들이 "팔자"쪽에 가담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자금사정이 큰 배경이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최영권 동양오리온투신 펀드매니저는 "주식형펀드로 신규 자금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환매여부에 따라 투신사의 매매패턴이 결정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이 대량으로 주식을 사들이면서 투신권의 환매물량을 받아가지 않는 한 향후에도 펀드환매가 주가상승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일반인의 주식매수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도 정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7월들어 9조~10조원 사이를 맴돌고 있다.

리스크회피를 위해 안전한 은행으로 몰려간 자금이 아직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증거로 풀이된다.

우경정 한일투신운용 이사는 "금리하락 영향 등으로 최근까지 증시에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개인 자금이 움직이지 않는 한 유동성장세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기업의 구조조정 지연 등 금융불안 요인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게 부동자금의 증시이동을 가로막고 있는 주된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