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 매도,중소형주 매수"

최근 투신사의 매매패턴은 이렇게 요약할수 있다.

전통적으로 선호해온 고가의 대형 블루칩은 오히려 팔고 있다.

그 대신 중저가 대형주나 중소형 개별종목의 편입을 확대하고 있다.

투신사의 "입맛"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14일까지 투신사의 순매도(수량기준) 1위종목은 LG전자였다.

그 다음은 중앙종금 SK(주) 동원증권 LG화학등이었다.

이밖에 포항제철 한국통신 현대자동차등도 순매도 상위종목에 올랐다.

이들 종목은 모두 투신사의 전통적인 선호종목이었다.

이 기간동안 투신사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한솔제지.그 다음은 한국타이어였다.

이 두종목은 실적이 좋으면서도 낙폭이 과도한 개별종목의 대표주자다.

이밖에 삼성물산 동부화재 제일모직 LG건설 삼성테크윈 대림산업 대덕GDS 풍산 한섬 한국코아 케이씨텍 한진해운 현대백화점 SK케미칼 등도 투신권의 순매수 상위종목에 올라있다.

이같은 매매동향은 투신사의 입맛이 변하고 있는 증거로 풀이된다.

투신권의 식성이 이처럼 달라진 것은 시장의 질이 다소 변했기 때문이다.

상당수 펀드매니저들은 기관의 현재 수급구조를 고려할 경우 대형주에서는 그다지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가 대형주를 잔뜩 안고 있는 주식형펀드의 환매.신규자금이 유입되지 않은 상황에서 환매가 지속됨에 따라 대형주에 대한 매물압박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물론 시가비중이 큰 대형주 가운데서도 한국전력등 일부 낙폭과대 종목은 매수쪽에 가담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낙폭과대 중저가주쪽으로 매기가 쏠려있다.

대신증권 국민은행 삼성증권 LG투자증권 조흥은행 현대증권등 금융주와 LG건설 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등 건설주를 적극 매수하고 있는 것도 낙폭과대주에 대한 접근과 비슷한 맥락이다.

특히 투신사는 지난해 대우사태가 터진후 주가가 하락세로 접어들자 금융주를 가장 먼저 내다팔아 지난달까지만 해도 금융주 비중이 매우 낮았다.

이 때문에 펀드수익률이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자 최근 금융주 비중을 다시 확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중자금이 투신으로 재유입되지 않는 한 과거처럼 투신사들이 대형블루칩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관종 태광투신운용 펀드매니저는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들어올 때까지 낙폭과대 저가주 중심의 매매태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