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들이 증시로 돌아오고 있다.

증권가에선 "강남 큰손"이 한꺼번에 1백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큰손들은 주가가 크게는 10분의1,적게는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진 은행주와 증권주를 중심으로 대량 매수에 나서고 있다.

큰손들이 다시 주식투자에 나서는 것은 <>주가가 떨어질만큼 떨어졌다고 판단이 선데다 <>금리하락으로 마땅한 다른 자금운용처가 없고 <>내년부터 다시 시행되는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시 관계자들은 "큰손들이 활동을 재개할때는 시세를 내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이들이 증시를 떠날때는 다시한번 충격을 줄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큰손들의 투자현황=대우증권의 한 브로커는 "지난해 7월 주식시장을 떠났던 강남의 한 투자자가 지난6월말 투자를 재개해 대우증권을 3백만주 매수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투자자의 매수단가는 5천원 안팎이며 투자금액은 1백50억원 정도"라고 덧붙였다.

LG투자증권의 한 직원도 "저가은행주를 수백만주 사거나 증권주를 수십만주 매수주문 냈다는 얘기가 강남지역 지점으로부터 종종 들려온다"라고 말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동양증권을 3천2백원대에서 1백만주,3천5백원대에서 1백만주 분할매수한 투자자를 봤다"고 전했다.

<>큰손들이 증시로 U턴한 이유=먼저 금리가 떨어져 은행을 이용할 경우 기대수익률이 낮아졌다는 점에서 이유를 찾을수 있다.

국고채 금리가 최근 1%포인트나 하락해 은행 이자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큰데다 이자소득세를 감안할 경우 실질 기대수익률은 연5~6%대에 불과하다.

내년부터 금융소득종합과세가 다시 시행될 경우를 대비해 금융회사에 맡겨져 있는 돈을 주식시장으로 서서히 이동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주식투자로 인한 차익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며 차명 주식계좌를 사용할 경우 신분노출 가능성도 낮아진다.

여기에 주가가 큰폭으로 하락한 점이 큰손들의 활동재개를 부추겼다.

지난 5월말께 대우증권의 경우 고점에 비해 10분의1 토막 났었으며 은행주도 담배값에 미치지 못했다.

회사가 망하지만 않는다면 고수익이 기대되는 시점이었다.

<>큰손들은 어떻게 움직일까=대우증권 관계자는 "큰손들은 대개 은행주와 증권주가 전고점의 절반 수준까지는 오를 것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토대로 삼으면 한빛은행의 경우 전고점이 1만5천5백원이므로 7천원 수준까지는 오를 것이란 얘기다.

삼성증권의 경우도 최고점의 절반 수준이 4만3천원이므로 현재 50%이상 상승여력이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단기급등을 틈타 일부 큰손들이 시장을 빠져나가고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삼성 LG투자 대우증권등은 이미 저점대비 3백% 상승해 충분한 수익을 주었다는 얘기다.

최근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폭증하는데도 증권주가 약세를 보인 것이 큰손들이 차익을 실현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