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투자자를 잡아라"

각 증권사에 내려진 특명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오프라인(Off-Line)지점 개설에 주력하던 증권사들이 이제는 영업전략을 확 바꿨다.

사이버 투자자 모시기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사이버 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한 증권사는 대세에 뒤쳐진다는 형세판단을 스스로 내리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사이버 투자규모는 객장에서 직접 주문을 내거나 전화를 이용하는 재래식 고객 규모를 훨씬 넘어섰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삼성 LG투자 대신 현대 대우 등 5대 증권사의 사이버 증권매매 규모는 6백조원을 웃돌았다.

같은 기간 5대 증권사의 재래식 주식매매는 3백조원 정도다.

사이버거래의 비중이 어느새 70%에 육박했다.

심지어 대신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사이버 트레이딩의 비중이 전체 거래의 80%나 된다.

사이버 시장에서의 승자만이 천하를 호령할 수 있는 상황이다.

또 사이버 투자자의 상당수가 데이 트레이딩(Day Trading)으로 선회하면서 데이 트레이더 확보를 위한 전쟁도 불을 뿜는다.

데이 트레이딩 전용 사이버 영업소가 속속 들어서는가 하면 시스템 트레이딩(System Trading)이란 첨단 데이 트레이딩 기법도 선보이고 있다.


<>팽창일로인 사이버 증권시장=올들어 지난5월까지 전체 증권사의 사이버 주식거래 규모는 6백47조원이다.

지난해 전체 약정대금 4백95조원을 이미 넘어섰다.

수수료를 0.1%라고 가정했을때 수수료 규모만도 6천억원에 달한다.

사이버의 비중도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지난 98년 7월까지만 해도 15%에 불과하던 사이버 비중은 지난해말 40%,지난 5월말 57%로 높아졌다.

이러한 현상은 사이버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5대 증권사의 경우 더욱 두드러진다.

5대 증권사의 사이버 비중은 지난해말 51%에서 이제 68%로 뜀박질했다.

사이버 계좌도 지난 1년새 6배가 증가,3백5만개에 이른다.


<>양적 경쟁에서 질적경쟁으로=올들어 사이버 증권시장을 둘러싼 증권사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 졌지만 내용은 질적경쟁으로 바뀌는 모습이다.

우선 증권사 수익구조 악화요인으로 지목받았던 수수료 인하경쟁은 일단락됐다.

오히려 수수료를 다시 올리는 증권사가 나오고 있다.

대우증권은 일률적으로 매매대금의 0.10%를 수수료로 받았지만 이제는 0.10%+알파를 적용하고 있다.

LG투자증권도 위탁매매 수수료율을 낮추면서 사이버 매매수수료를 소폭 상향조정했다.

대신 각 증권사는 질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입맛이 한층 까다로와진 사이버 투자자들을 붙잡기 시작했다.

우선 오프라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리서치 자료가 온라인으로 제공된다.

동원증권은 동원경제연구소의 기업분석자료를 온라인으로 바로 올린다.

대우증권의 경우 애널리스트가 온라인상으로 투자자들의 질문을 받아 30분내에 답해주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삼성증권은 로이터뉴스 등 해외뉴스까지도 제공하고 있으며 대신증권은 이메일을 통해 투자정보를 리얼타임으로 보내준다.

이와함께 결제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각 증권사는 은행과 제휴해 은행에서 사이버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했다.

사이버를 통해 공모주 청약을 할 수 있고 수익증권과 채권 등의 매매까지 가능토록했다.


<>데이 트레이더 유치경쟁=사이버 투자자중 특히 데이 트레이딩의 비중이 높아지자 증권사들이 데이 트레이더 유치에 발벗고 나섰다.

증권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데이 트레이딩의 비중은 전체 매매에서 35%나 차지한다.

"잘 키운 데이 트레이더 하나 일반투자자 열 부럽지 않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교보증권 세종증권 신흥증권 등은 연초부터 이미 데이 트레이딩 전용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사이버 영업소에 50~1백개의 좌석과 컴퓨터를 비치하고 데이 트레이딩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LG투자증권도 최근들어 데이 트레이딩룸 개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대우증권도 "데이 트레이더 모십니다"라는 문구를 홈페이지에 끊임없이 내보내고 있다.

대신증권은 홈페이지에 데이 트레이딩 전용 기능을 추가했다.

데이 트레이더를 잡기 위한 경쟁은 신규시장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

컴퓨터가 알아서 트레이딩을 담당하는 시스템 트레이딩이 대표적인 예다.

교보증권이 "오토스탁"이란 이름으로 시스템 트레이딩을 선보였다.


<>증권사의 과제=그러나 사이버 투자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 비해 증권사 시스템은 안정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갑자기 시스템이 꺼지는가 하면 알수없는 오류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한 증권사는 최근 전산장애로 투자자들의 손실액을 물어주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다소의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회선을 증설하고 백업시스템을 갖춰 투자자들의 피해를 줄이는 게 급선무"라고 입을 모은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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