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말 이후 주식시장의 순환매가 두드러지고 있다.

오늘은 금융주, 내일은 건설주, 모레는 M&A(기업인수합병) 관련주 하는 식이다.

테마를 형성하는듯 싶어 관심을 가져볼라 치면 이미 매수세가 다른 데로 옮겨붙기 일쑤다.

5월말부터 형성된 순환매 양상은 7월들어 코스닥시장까지 확산됐다.

지난 98년말부터 1년 가까이 진행된 무차별 상승 랠리와는 다른 모습이다.

순환매가 빚어지는 원인은 수익률 게임의 논리로 풀이할수 있다.

지난 5월 저점을 확인한 투자자는 상대적으로 낙폭이 큰 종목을 찾는다는 얘기다.

어제 금융주가 올랐다면 오늘은 상대적으로 덜 올라보이는 낙폭과대 실적호전주가 눈길을 모은다.

투자자로선 순환매를 잘못 쫓아 가다간 "죽도 밥도 만들지 못하는"우(愚)를 범할수도 있다.

내일 매수세가 몰릴 테마주를 알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순환매가 이어질 경우 테마를 염두에 두고 순환매의 길목을 지키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 지금까지의 순환매 양상 =5월말 이후 증권거래소 시장에서 벌어진 순환매는 크게 금융주와 기타 저평가주간의 순환매로 파악해 볼수 있다.

순환매의 핵심에 금융주가 자리잡고 있는 이유는 금융주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이다.

종목별로 지난해말 고점대비 90%까지 하락한 금융주가 있을 정도다.

그러나 5월 중순을 지나면서 금융주가 갑자기 주목받기 시작했다.

은행의 추가부실이 공개되고 수익증권 추가손실이 드러났다.

주가상승의 발목을 잡던 자금시장도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특히 일부 은행의 주가가 담뱃값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이 부각됐고 막대한 수익에도 불구하고 액면가 근처에서 맴도는 증권주도 싸다고 판단됐다.

주식시장을 차분히 관찰하는 "큰손 개미"들과 일부 기관이 금융주 매집에 나섰다.

금융주(정확히는 저가은행주와 대형증권주)가 6월10일께가 되자 저점보다 1백% 상승했다.

금융주가 휴식기에 들어간 사이 남북정상회담을 재료로 건설주가 뛰었으며 업황이 급속도로 호전되고 있는 반도체 관련주도 급등했다.

6월말께 사모펀드와 M&A 공모펀드 허용이 발표되자 M&A 관련주가 갑자기 부상했다.

코스닥의 경우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된 한솔엠닷컴과 한통프리텔이 먼저 치고 나왔으며 이후 생명공학관련주 엔터테인먼트주 사이버교육관련주 등이 일시 테마를 형성했다.

<> 향후 순환매 기대종목군 =금융주가 순환매의 중심을 차지하리란전망이 여전히 지배적이다.

아직까지 고점대비 50%이상 낮은 종목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또 금리하락 기조가 이어질 경우 금융주가 시장을 이끄는 유동성 장세가 나타날 것이란 전문가도 적지 않다.

금융주 외에는 낙폭과대주에 순환매기가 몰릴 가능성이 있다.

특히 7월말부터 실적을 구체적으로 발표하는 기업이 나올 것으로 예상돼 실적이 우량하면서도 낙폭이 큰 종목에 대한 관찰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

또 사모펀드 상품이 선보이면서 M&A 관련주가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으며 첨단주의 거품붕괴후 소외당하고 있는 중.소형 기술주도 일시 매수세가 몰릴수 있다.

이외 사상 최고 호황인 반도체 관련주와 사업자 선정기준이 발표된 IMT-2000 관련주도 테마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순환매 대처요령은 역시 길목을 미리 지키는 것이 최고이다.

예를들어 오늘 증권주가 초강세이며 건설주가 약세라면 건설주를 사 두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

건설주를 몇일 들고 기다리다가 매수세가 왕창 몰려 뜰때 처분하는 것이다.

물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분산투자하는 것을 필수이며 종목을 선정할때는 실적이 우량한 종목으로 압축하는게 바람직하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