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사 신용도에 대한 타격은 크지만 거래소 시장에서 악재는 되지 않을 것이다"

투신사의 유명 펀드매니저가 관련된 주가조작사건에 대한 증시의 반응이다.

이날 현직 펀드매니저가 검찰에 전격 구속된 한국투신과 대한투신등은 하루종일 고객들의 항의에 시달렸다.

그러나 당장 환매가 늘어나는 등의 자금이탈 현상은 눈에 띄지 않았다.

또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11.87포인트 상승, 주가조작사건의 후유증에서 단기간에 벗어나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으로 코스닥지수는 당분간 약세를 보이겠지만 종합주가지수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조작사건에 대한 당국의 수사가 확대되지 않을 경우 코스닥시장도 조만간 기운을 채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투신사에 대한 고객들의 불신이 변수이긴 하지만 해당 투신사들이 발빠른 대응을 보일 경우 대규모 자금이탈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소시장은 ''작전''사건의 영향권에서 벗어났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830.40으로 전날보다 오히려 11.87포인트 올랐다.

은행파업과 주가조작사건 영향으로 장중 810.10까지 하락하기도 했으나 곧바로 기운을 차리는 저력을 발휘했다.

특히 은행주와 증권주 등이 무더기로 상한가 행진을 펼쳐 앞으로의 장세전망을 밝게 했다.

강신후 템플턴 투신운용상무는 "은행주와 증권주의 상승세로 미뤄 시장기반을 탄탄한 것 같다"며 "주가조작사건은 적어도 거래소시장에 관한한 악재가 아니다"고 말했다.

조상호 한빛증권 투자분석부장도 "코스닥시장이 위축되는 반면 거래소시장의 이른바 대중주들이 힘을 받고 있어 코스닥에 들어간 자금이 거래소시장으로 이동할 공산도 커 종합주가지수는 추가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투신사의 자금이탈여부가 변수다 =이번 사건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투신사다.

겨우 신뢰를 회복할만한 순간에 터진 사건이라 그동안의 노력이 공수표로 돌아갈 수도 있다.

그렇지만 현재까지 대거 자금이 이탈하는 조짐은 없다.

정순호 한국투신 주식운용팀장은 "고객들로부터 항의전화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문제가 된 종목의 편입비중이 낮은데다 회사에서도 윤리강령 선포식을 갖는등 신뢰회복에 노력하고 있어 자금이탈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그러나 투신사의 더 큰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우려하고 있다.

자금이탈여부에 관계없이 검찰의 추가수사에 대비, 문제가 되는 종목의 주식을 투매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이날 시장에서는 "대형투신사들이 일제히 작전의 의심을 받고 있는 주식을 처분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투신사들은 이날 상장주식 4백64억원어치와 코스닥주식 2백20억원어치를 순매도, 장 분위기를 차갑게 했다.

<>투자전략 =거래소시장에서는 조정시마다 저가매수전략을, 코스닥시장에서는 업종대표주를 저가에서 매수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다.

장인환 KTB자산운용사장은 "금융권의 부실채권 공개에 대해 외국인의 평가가 좋은 편"이라며 "금융주의 반등에서 봤듯이 거래시장의 기반이 비교적 견조한 만큼 업종대표주를 저가에서 매수하는 전략이 낫다"고 권했다.

코스닥종목의 경우에도 무조건 투매에 가담하지 말고 다음 한통프리텔 등 업종대표주를 저가에서 매수하는 전략을 취하라고 조언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