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좀 살아나려나 했는데"

"해도 너무한다"

국내 최대 투신사의 펀드매니저들이 세종하이테크 대주주와 짜고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혐의로 구속영장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투신사는 투신사대로, 고객은 고객대로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특히 고객재산을 맡아 관리하는 투신사 펀드매니저들이 주도적으로 나섰다는 점은 투신사 신뢰 실추뿐만 아니라 간접투자시장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 투신사 임원은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다"면서 "대우채권 문제 등으로 잃어버린 신뢰를 이제 막 되찾으려는 중인데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고 토로했다.

투신사의 한 고객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기분"이라면서 "해도 너무 한다"고 분노했다.

특히 대한투신의 백한욱씨는 지난해 상반기 이후 회사의 간판 펀드매니저로 활약해 오면서 한때 1조원이상의 고객 돈을 맡아온 차세대 주자로 꼽인 인물.

그래서 고객뿐 아니라 회사측도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 정도다.

대한투신 관계자는 "연봉만 1억원이 넘을 텐데 무엇 때문에 작전에 뛰어들었는지..."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임흥열 이익순 심우성씨도 수천억원씩의 고객돈을 맡아 운용하기는 마찬가지.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이번 세종하이테크 사건은 펀드매니저의 직업관이 투철하지 않은데다 단기자금만을 끌어모아 지나친 수익률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간접투자시장의 현주소를 그대로 드러내는 치부"라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